애플카 개발 취소, 반독점 소송, 아이폰 판매 급감 등 연이은 악재로 올 들어 주가가 10%가량 빠진 애플에 대해 “이제 반등할 때가 됐다”는 견해를 내놓는 전문가들이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시장에서 한 발 늦은 대처 등으로 애플의 명성에 흠집이 나고 있지만 뛰어난 자체 개발 역량 등을 감안하면 저가 매수할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2일(현지 시간) 애플은 지난 1분기(회계연도 2분기)에 907억 5000만 달러(약 124조 4182억 원)의 매출과 주당 1.53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2% 떨어진 수치다. 특히 회사 매출의 과반을 차지하는 아이폰의 부진이 뼈 아팠다. 지난 1분기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459억 6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0.50% 감소했다.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460억 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샤오미 등 현지 브랜드에 밀려 아이폰 매출 비중이 줄어든 탓이 컸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5.7%로 지난해 19% 대비 3.3% 감소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애플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쟁자인 삼성에 뒤졌지만 애플이 AI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AI 학습용 데이터 확보에 1억 달러(약 1363억 원)를 투자하고 구글과 오픈AI 등 AI 빅테크 기업들과 접촉하는 등 AI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이 이미 수년 전부터 비밀리에 생성형 AI 모델을 연구해왔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6월 열리는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생성형 AI 지원에 초점을 맞춘 IOS 18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AI 스마트폰 시장 확대도 애플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6일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7년 AI 스마트폰 출하량은 5억 5000만 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AI 스마트폰에 필요한 최첨단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퀄컴은 2일(현지 시간) 깜짝 실적을 거두며 주가가 전일 대비 10% 가까이 급등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생산 과잉을 지적하며 향후 아이폰 사업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아이폰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제공하는 스카이웍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스마트폰 수요 악화를 경고했다. 또 다른 애플 부품 공급 업체 코보 또한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매출 예상치를 제시하며 향후 애플의 아이폰 생산 전망을 어둡게 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