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달 말 열리는 제77회 연례 세계보건총회(WHA)에 대만을 초청할 것을 세계보건기구(WHO) 측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일 성명에서 “미국은 세계가 다시 한번 대만의 전문 지식과 경험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WHO가 대만을 올해 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WHA는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이달 27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미국과 중국은 대만의 이 총회 참석 여부를 두고 2017년부터 갈등을 빚고 있다.

대만은 WHO의 창립 멤버였으나, 유엔이 중국과 대만 가운데 중국을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고 대만의 유엔 회원국 자격을 박탈한 이후 1972년 WHO에서도 퇴출당했다.

이후 중국과 관계가 개선됐던 2009∼2016년 옵서버 자격으로 WHA에 참석했지만, 독립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는 중국의 반대로 참석 명단에서 배제됐다.

이에 미국은 WHO 측에 대만을 총회에 초청할 것을 거듭 촉구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대외정책으로 강조하며 대만이 국가로 대변되는 모양새를 극도로 기피한다.

대만의 총회 참석은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까지 7년간 중국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성명에서 “총회에서 대만을 계속 배제하는 것은 전 세계가 시급히 필요로 하는 포용적인 글로벌 공중 보건 협력 및 안보를 해치는 일”이라며 대만의 총회 참석을 지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대만의 WHA 초청은 ‘모두를 위한 보건’이라는 WHO의 목표를 재확인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이를 지지하는 것은 우리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도 부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의 성명 이후 대만의 외교 장관 격인 우자오셰 외교부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 WHA 참석에 있어서는 일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올해도 대만의 WHA 참석이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우자오셰 부장은 이어 “그러나 우리는 이전에도 그랬듯 더 여러 국가로부터 지지를 얻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의 성명에 대해 중국 외교부와 WHO 측은 즉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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