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미국 대학가에서 확산하는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에 대한 당국의 강경 대응을 비판했다.
투르크 최고대표는 2일 성명을 통해 “미국 내 대학 캠퍼스에서 시위를 해산하기 위해 취해진 일련의 강경 조치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으로 집회를 할 권리는 사회 운영의 기본이며 특히 팔레스타인 내 분쟁처럼 주요 사안에 대한 첨예한 의견 차이가 있을 때는 더욱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 측이 취한 법 집행 조치가 불균형적으로 보인다”면서 “질서 유지 등 합법적 목적을 위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면밀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투르크 최고대표는 시위 과정에서 제기된 반유대주의적 언행은 물론 반팔레스타인 내지 반아랍 성향의 언행 등은 모두 똑같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체성을 근거로 폭력이나 증오를 선동하는 건 그게 실제이든 가정적인 형식이든 강력히 거부돼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과 폭력·증오를 선동하는 건 혼동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대학가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지난달 18일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학생 100여명이 연행된 것을 계기로 미국 대학가 곳곳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번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대학생 1천명 이상이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다고 전했다.
친이스라엘 시위대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충돌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캠퍼스에서는 텐트를 치고 농성하던 친팔레스타인 시위 캠프에 친이스라엘계 시위대가 난입해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 경찰은 공권력을 투입해 시위대 강제해산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최소 32개 캠퍼스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졌고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자 각 대학이 경찰 투입을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