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학교에서 교육받고 수료할 때 한 선배가 ‘가족이 경찰의 도움을 요청했을 때 어떤 경찰이 왔으면 하는지 생각하며 일하면 된다’고 조언했었죠. 내 가족을 지킨다는 초심을 잊지 않고 일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 출신 한인 저스틴 최(한국명 최종민·31) LA경찰국(LAPD) 수사관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작은 힘을 보태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최 수사관은 재외동포청이 각국 동포사회의 미래를 이끌 우수한 젊은 인재를 초청해 한인으로서 정체성을 갖추고 리더의 역량을 높이고자 개최한 ‘2024 세계한인차세대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립대 도밍게즈힐스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2016년 LAPD 경찰관이 됐다. 약 1만명의 경찰 구성원 가운데 한인은 약 300명 정도다.

순찰 등 일반 경찰 업무를 하다가 지난해 7월 부서를 옮겨 총기사건, 납치, 스토킹, 테러 위협, 증오 범죄, 살인미수 등 강력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최 수사관은 “강력 사건 의뢰가 오면 목격자 등을 만나 사건 발생 전후 배경을 조사하고, 필요할 경우 법원의 허락을 받아 압수수색도 한다”며 “그간 수백 건의 범죄를 수사했고, 많은 범인을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인경찰공무원협회(KALEO) 이사로 동포 사회에서 한인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전미아시아경찰관협회(NAPOA) 및 아시아태평양경찰협회(LEAAP) 회원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시절에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증가하자 한인 등을 대상으로 피해 예방법과 사건 발생시 대응법 등을 교육하기도 했다.

최 수사관은 “열심히 일해도 바뀌지 않는 상황에 마주할 때 정말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누군가가 내 도움이 필요할 때 옆에 있는 경찰이 돼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이지만 한시도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배경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4살 때 미 육군 소속으로 용산 미군기지로 발령 난 엄마를 따라 4년간 한국에서 거주하면서 국제학교에서 영어와 한국어를 같이 배웠다.

최 수사관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매년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며 “한국의 전통 건축물을 보고, 한국 역사를 배우는 것은 가치가 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첫 LAPD 수장인 도미닉 최(53) 임시국장에 대해서는 “LAPD 구성원 모두에게 물어봐도 좋은 평가를 받는 분이라 같은 한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다”며 “최 국장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전했다.

1995년 LAPD에 입사한 최 국장은 뛰어난 업무 성과를 보이며 승진을 거듭해 LAPD 한인 첫 부국장이자 수석부국장을 지냈다. 올해 3월 취임해 다음 국장이 임명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임시국장 직을 수행한다.

최 수사관은 “한인이라는 정체성과 한국 문화에 더 관심을 갖고, 한국의 현재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각국에서 온 한인들과 생각을 나누고 교류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의 차이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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