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노동절(메이데이·May Day)인 1일(현지시간) 아시아 각지에서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정부의 노동 정책을 비판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AP 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 국가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연맹(KSPI) 등에 속한 노동자 수만명이 아웃소싱 규제 완화 등에 항의하며 도심을 행진했다.
이날 집회에서 노동자 권익 보장과 함께 가자 전쟁 종식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전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는 최고기온이 37도에 이르는 더위에도 노동자와 활동가 수백명이 거리를 행진하며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을 요구했다.
이번 시위는 현지 식료품 가격과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열렸다.
경찰은 대통령궁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시위대를 멈춰세웠으나, 노동자들은 붉은 깃발을 흔들고 ‘우린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 일한다’, ‘물가는 낮추고 급여는 올려라’ 등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든 채 집회를 이어갔다고 AP는 전했다.
일본 도쿄 요요기 공원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 행사에는 1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 물가 인상으로 인한 생활고를 토로하면서 급여 인상을 요구했다.
오바타 마사코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 의장은 일본의 많은 노동자의 생활수준이 실질임금 감소 때문에 심각한 수준으로 내몰렸고, 소득격차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절을 맞아 우리는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나선 전 세계의 동료 노동자들과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다.
AP 통신은 한국의 경우 서울을 비롯, 전국 10여개 도시에서 노동자들의 집회와 거리 행진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주최측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은 현 정부의 노동개혁을 ‘반노동 정책’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비판을 강화할 목적으로 집회를 준비했다고 AP는 전했다.
AP는 “윤석열 정권 2년 동안 우리 사회 노동자들의 삶은 나락으로 곤두박질쳤다”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의 발언과, “저와 정부는 소중한 노동의 가치를 반드시 보호할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나란히 소개했다.
한편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는 주요 명소에서 노동절 집회를 금지한 당국의 조처에 반해 도시 중앙 탁심 광장으로 진입하려던 야당 인사 3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현지 노동계는 1977년 노동절 당시 괴한의 총격으로 3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탁심 광장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현 정부는 보안상 문제를 이유로 이곳에서의 시위를 금지해 왔다고 AP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