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에 EUV장비 부품 공급사

본사 찾아 반도체장비 협력 논의

젠슨황 등 빅테크 거물 잇단 회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 ‘빅샷’들과 잇달아 회동하며 인공지능(AI) 칩 시장의 영토를 넓히고 있다. 최근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생존을 건 연합군 찾기에 돌입한 가운데 이 회장이 기술 동맹을 공고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시(市)에 있는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카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나 반도체 장비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크리스토프 푸케 신임 ASML CEO도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푸케 CEO는 10년간 ASML을 이끌었던 페터르 베닝크 전임 CEO의 뒤를 이어 회사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빅테크 거물들과 잇달아 회동하고 있다.

자이스는 네덜란드 ASML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178년 전통의 세계적 광학 시스템 기업이다. ASML이 생산하는 최첨단 노광장비는 극자외선(EUV)을 투사해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데 이때 EUV가 정교하게 목표물을 때리도록 유도하는 초정밀 특수 거울과 각종 시스템이 바로 자이스의 작품이다. ASML의 EUV 장비 한 대에 들어가는 자이스 부품은 3만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SML이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乙)’이라면 자이스는 ASML마저도 주무르는 ‘히든 챔피언’인 셈이다.

이 회장의 이번 자이스 방문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최첨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그동안 EUV 장비는 삼성이 TSMC와 경쟁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에서 주로 사용됐지만 앞으로는 D램 공정에서도 비중이 확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양산을 앞둔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6세대(1c) D램이 대표적 제품이다. D램에 EUV 공정이 적용되면 동일한 칩 면적 위에 더 촘촘하게 회로를 새길 수 있어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경쟁 업체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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