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52)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마크 저커버그(39) 메타 CEO에게 한동안 내줬던 ‘세계 3위 부자’ 자리를 되찾았다.
최근 두 회사가 각각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테슬라 주가는 급등하고 메타 주가는 급락하면서다.
오늘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저커버그의 순자산 가치가 1천570억달러(약 216조3천억원)로 낮아져 1천840억달러(약 253조6천억원)를 보유한 머스크에게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3위를 내줬다.
이는 전날 메타 주가가 약 11% 급락하면서 저커버그의 순자산 가치가 180억달러(약 24조8천억원)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메타 주식 3억4천50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자산 대부분이 메타 주식으로 구성돼 있어 주가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앞서 메타 주가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탄 덕에 저커버그의 자산가치 역시 불어나면서 이달 5일 머스크를 누르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3위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불과 약 3주 만에 저커버그는 이 타이틀을 다시 반납하게 됐다.
지난 24일 발표된 메타의 1분기 실적은 월가의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2분기 가이던스(자체 전망치)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데다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반면 테슬라는 지난 23일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머스크가 저가 전기차 출시 시기를 이전 계획보다 앞당기겠다고 밝히고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사업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줬다
이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다음 날인 24일 약 12% 급등한 데 이어 25일에도 약 5% 상승했다.
그 영향으로 머스크의 자산가치는 이틀간 58억달러(약 8조원)가량 늘었다.
머스크의 자산은 테슬라 주식 외에도 비상장 우주기업 스페이스X 지분이 있어 저커버그보다는 주가 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메타가 엑스(X, 옛 트위터)의 대항마 격인 ‘스레드’를 출시한 것을 계기로 대립각을 세우다 현실에서 종합격투기 싸움으로 맞붙는 방안을 놓고 온라인 설전을 벌여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격투기 대결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세계 1위와 2위 부자는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2천170억달러·약 299조원)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1천960억달러·약 270조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