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교통당국이 세계 최대 마라톤 대회 중 하나인 뉴욕마라톤의 주최 측에 다리 통행료를 지불하라고 요구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오늘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최근 뉴욕마라톤 주관 단체인 뉴욕로드러너스에 뉴욕시 베라자노-내로우스대교의 차량 통제에 따른 통행료 손실 보전 명목으로 75만 달러(약 10억원)을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뉴욕마라톤은 맨해튼 남서부의 섬인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출발해 브루클린과 퀸스, 브롱크스, 맨해튼 등 5개 자치구를 모두 거쳐 센트럴파크에서 끝나는 코스로 운영된다.

스태튼 아일랜드와 브루클린을 잇는 현수교인 베라자노-내로우스대교는 뉴욕마라톤 코스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로 구간으로 꼽힌다.

MTA는 뉴욕마라톤 기간 베라자노-내로우스대교의 차량 통행료를 못 받게 되는 만큼 주최 측이 손실을 대신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MTA 측은 “뉴욕 시민들이 뉴욕마라톤을 좋아하지만, 납세자들은 뉴욕로드러너와 같은 풍족한 단체에 75만 달러를 지원하길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5만 달러를 부담하지 않을 경우 상·하부 복층으로 이뤄진 도로 중 1개 층만 대회를 위해 개방한다는 게 MTA의 입장이다.

주최 측은 MTA가 과도한 비용 부담 요구를 하고 있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다리의 상부 또는 하부 도로 1개 층만 이용하게 될 경우 대회 참가인원을 줄이거나 경기 운영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욕마라톤 참가자들은 1988년 이래 이 다리의 도로 2개 층을 모두 이용해왔다.

뉴욕로드러너가 MTA 요구를 수용할 경우 다리 통제에 따른 인건비 지원금 외에 통행료 손실 보전금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뉴욕로드러너는 MTA 요청에 따라 지난 2021년부터 베라자노-내로우스대교 차량 통제에 따른 인건비를 대신 지급해왔다.

MTA는 최근 뉴욕 시내의 자전거 경기 행사를 주최하는 ‘바이크 뉴욕’에도 베라자노-내로우스대교를 통제하는 대가로 통행료 손실 부담을 요구한 상태다.

뉴스쿨대학 뉴욕시현안센터의 경제·재정정책 책임자인 제임스 패럿은 “뉴욕마라톤은 뉴욕을 뉴욕답게 만드는 것들의 하나”라며 “MTA가 통행료 손실 보전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편협한 자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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