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남편 엠호프, 파리 올림픽 대표단 이끌고 폐막식 참석

유대인 테러 사건 추모 행사 찾아 ‘유대인 정체성’ 행보도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폐회식에는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가 미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개회식 당시 대표단을 이끈 데 이어 세컨드 젠틀맨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한 것이지만, 잠재적으로 미국 헌정사상 첫 퍼스트 젠틀맨이 될 수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그의 올림픽 외조 행보에 더 눈길이 쏠렸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파리 올림픽에서 세컨드 젠틀맨이 가장 앞자리를 향해 나아가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들을 훑는 동안 엠호프가 폐막식의 미 대표단을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WP는 개막식에 참석한 질 바이든 여사의 여정이 달콤쌉쌀한 ‘고별사’처럼 느껴졌다면 엠호프의 여행은 바통을 받아 이어가는 계주처럼 보였다고 짚었다.

지난 7일부터 파리에서 일정을 소화한 엠호프는 폐막식에 앞서 미국 국가대표팀이 활약한 각종 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그는 9일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육상 여자 400m 계주 결선에서 ‘앵커'(마지막 주자) 셔캐리 리처드슨의 폭발적인 질주로 미국팀이 금메달을 따는 장면도 지켜봤다.

10일에는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농구 결승전 현장도 찾았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케빈 듀랜트, 조엘 엠비드 등 미국프로농구(NBA)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한 ‘드림팀’은 프랑스를 꺾고 올림픽 5연패를 달성했다.

이날 경기 도중 엠호프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와 대화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엠호프는 파리 방문 기간 자신의 유대인 정체성을 부각하는 행보에도 나섰다.

그는 8일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 방문해 반유대주의 타파를 위한 홀로코스트 교육에 관한 회의에 참석했다.

9일에는 파리 호시에가(Rue des Rosiers)에서 열린 ‘유대인 테러 사건’ 42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날 추모식은 1982년 8월 9일 이 거리에 있던 한 유대인 식당에서 테러범들의 공격에 6명이 사망한 사건을 기리기 위해 열렸다.

엠호프는 이 자리에서 “나와 같은 유대인들은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다”면서도 “내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이 좋고, 유대인임으로 인해 누리는 기쁨을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혐오와 싸우는 방법 중 하나는 유대인의 신앙과 문화를 누리며 자랑스럽게 생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모식 뒤에는 프론트에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스라엘 군인들의 사진을 붙여 놓은 한 식당을 찾았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비교적 친(親)팔레스타인 기조를 취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 내 유대인 유권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 이후 엠호프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가운데 WP는 “그가 더 많은 사람을 대동하고 더 큰 마이크를 갖게 되고, 언론의 더 많은 관심을 받는 것에 적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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