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7일 새 규정 시행
부동산협 거래양식 공개

셀러 수수료 부담 ↓
에이전트 감소 우려도

24일 캘리포니아 부동산중개인협회(CAR)가 부동산 거래에 대한 새로운 양식을 공개하면서 남가주 한인 부동산 업계의 긴장감이 또 다시 고조되고 있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주택 거래를 완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새로운 양식은 8월17일부터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이 양식은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제안한 법적 합의와 연결돼 있다. 지난 3월 NAR는 판매자의 중개 수수료가 부당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에서 4억1,800만달러의 합의금과 함께 수수료율을 낮추는 데 합의했었다. 그간 주택 부동산 업계에선 통상 2~3%에 달하는 구매자 측 에이전트의 중개 수수료를 판매자가 대신 내는 관행이 수십 년째 유지돼 왔으며, 이러한 부담 때문에 리스팅 가격이 부풀려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주택 매매시 통상적으로 4~6%의 중개 수수료를 주택 판매자가 부담했던 관행이 송두리째 바뀌는 변화가 불가피해지면서 한인 부동산 업계는 앞으로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새 규정이 주택 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예측하는 일은 시기상조이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리스팅 에이전트 수수료는 판매자가, 구매자 에이전트 수수료는 바이어가 각각 부담하는 방식이 자리 잡을 전망이다.

리스팅 에이전트는 구매자를 모집하기 위한 수단으로 구매자 측 에이전트에게 제공되는 수수료율을 매물 등록 서비스인 MLS(Multiple Listing Service)에 공개했으나 앞으로 이같은 행위는 금지된다. 대신 새 규정은 주택 판매자가 자신의 에이전트와 협상해 수수료율을 정할 수 있게 된다.

주택 구매자 역시 자신의 에이전트와 중개 수수료 지급 여부를 놓고 협상해야 한다. 구매자는 집 구입을 도와줄 에이전트를 고용할때 반드시 BRBC(Buyer Representation and Broker Compensation)라는 양식을 사용해야 한다.

정해진 금액을 구매자 측 에이전트에게 지급하는 정액제나 시간당으로 계산하는 시급제가 등장할 수 있다. 또 주택 구입에 필요한 서비스만 골라 제공받고 이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내는 이른바 ‘알-라-카트’(a-la-carte) 방식을 활용하는 구매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판매자가 부담하는 수수료가 낮아지면 리스팅 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바이어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면 주택 구입비 부담이 높아져 부동산 거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인 부동산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에이전트 감소다. 구매자 측 에이전트에 대한 필요가 감소하면 업계를 떠나는 에이전트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 전국적으로 한인들을 포함해 최대 100만명이 넘는 에이전트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케빈 강 에이전트는 “업계에 입문한 지 1~2년 된 ‘루키’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이탈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주 한국일보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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