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영 임상심리학박사의 강철멘탈클래스
상대방을 내 방식으로 이해하게 되면
결국 배우자에 대한 깊은 오해와 분노를 느낄 수 있어
서로의 다른 점들을 공부하고 판단 없이 받아 들여 주는 숙제로 풀어야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고 각자의 심리적인 필요 도를 만족 시키기 위해 부부들은 대화를 합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결혼을 하고 자녀를 함께 키우며, 인생의 목표가 같은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숙제를 하지 않는 부부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평소에 숙제를 하지 않는 학생이
공부를 잘 할수 없듯이 숙제를 게을리 한 부부 역시 결혼생활이 순조로울수는 없겠죠.
부부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내 방식으로 이해하게 되면 결국 배우자에 대한 깊은 오해와 분노를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성별은 물론 자라온 환경과 문화 가치관과 사고의 방식이 다른 서로를 이해하는 데는 반드시 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서로의 다른 점들을 공부하고 판단 없이 받아 들여 주는 숙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많은 차이점 중에서 오늘은 얼굴 표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소통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그 대화 내용에 반응을 하며 표현하는 얼굴 표정에 남녀의 차이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대화를 하는 동안 얼굴 표정의 변화를 연구한 학자들은 여성들의 경우10초 동안에 평균 6개의 다른 얼굴 표정을 나타내면서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여성들은 말을 하고 있는 상대방 음성의 높낮이, 얼굴 표정, 바디 랭귀지들을 모두 읽어 내고, 이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자신이 뇌에서 파악한 내용을 얼굴표정으로 모두 표출해 내는 기술이 발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남성들은 10초 안에 평균 1개의 얼굴 표정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상대방 얘기의 내용이 슬픈 내용이든지, 무서운 내용이든지, 화가 나는 이야기든지 상관없이 남자들은 한 가지의 똑같은 표정으로 듣는다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남성들은 얼굴의 표정이 단조로울까요?
이 질문에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남자들의 심리를 이해해야만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남자들은 어떤 상황에 처한다 할 지라도, 컨트롤, 즉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는 능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심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청소년기 시절부터 훈련을 해온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깊은 진짜 감정을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으려 표정을 관리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얼굴 표정으로 들어 내지 않는다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런 무심한 남편의 듣는 태도가 아내에게 불필요한 상처를 남기고,
결국 부부간의 대화를 막아버리는 문제로 작용하고 있음을 종종 보게 됩니다.
친밀한 대화를 원하는 아내는 남편의 무심한 듯 보이는 얼굴 표정을 보며 내심 불안감이 쌓이게
됩니다. 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공감했는지, 자신이 말하는 동안 딴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도통 감을 잡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하는 동안 느껴진 불안감은 남편에 대한 불만감으로 변질되기 시작하고 결국 대화하기 싫어지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무심한 듯 보이는 남편에게 짧게 포인트만 전달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포인트만 말하는 대화 스타일의 훈련이 안되어 있는 여성 입장에서는 대화 도중 더욱 심한 반발심을 갖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목소리에 힘을 주며 남편에게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내 말 잘 안 듣지?”라는 질문 아닌 질문으로 말이죠. 잘 듣고 있던 남편은 오히려 자신이 뭘 잘못 했는지도 모른 채 갑자기 아내에게 억울하게 혼나고 이유 없는 질타를 받게 되니 기분이 상하게 됩니다.
그러면 잘 듣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듣고 있었다고, 이해하고 있었다고 대답하기 싫은 반발 심이 발동하게 됩니다. 결국 서로의 마음 문을 닫아 버리고 오해하는 상황으로 부부 대화는 끝을 맺게 됩니다.
서로 다른 얼굴 표정으로 시작된 부부 싸움의 슬픈 결말입니다.
ssung0191@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