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미오글로빈 뭉친 ‘핑킹 현상’
닭고기를 먹다 보면 간혹 선홍색 속살이 발견되곤 합니다.
갓 튀긴 치킨뿐만 아니라 뚝배기에서 펄펄 끓는 백숙, 이미 조리돼 포장된 레토르트 삼계탕 제품에서도 붉은 살이 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어요.
덜 익었나 싶어 찜찜하고 혹시 상했을까 봐 먹기가 꺼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닭고기의 붉은 살은 핑킹 현상 때문이거든요.
핑킹 현상은 고기의 근육세포에 존재하는 색소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이 뭉쳐 있거나, 미오글로빈이 조리 과정에서 열과 산소를 만나 반응하면서 붉은색을 띠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충분히 익혔다면 먹어도 문제 없어
조리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닭고기를 완전히 익혔다면 안심하고 먹어도 됩니다.
레토르트 식품 포장지 뒷면에서도 ‘붉은 빛을 띠는 고기가 포함될 수 있으나 100도 이상에서 조리한 제품이므로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는 문구를 볼 수 있어요.
핑킹 현상은 소고기, 돼지고기 등 다른 육류에서도 나타납니다.
다만 원래 붉은색인 소고기, 돼지고기와 달리, 닭고기는 흰색에 가까운 연한 색이라 더 두드러져 보일 뿐이죠.
실제로 돈가스를 먹다가 두툼한 살코기 중심부에 붉은 빛이 돌아 고개를 갸웃했던 경험이 적지 않을 겁니다.
생닭 내 캠필로박터균 식중독 유발
하지만 조리된 닭고기에서 피가 나오거나 식감이 물컹한 경우, 불쾌한 비린내가 날 때는 절대 먹어서는 안 됩니다.
덜 익은 닭고기를 섭취하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습니다. 특히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선 캠필로박터균이 많이 발견되는데요. 복통, 설사, 발열 등을 유발합니다.
닭고기를 완전히 익히지 않고 먹었을 때는 물론이고, 생닭을 세척한 물이 다른 식재료에 튀어도 교차 오염으로 식중독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닭을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핏물이 다른 식품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 제일 아래 칸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닭을 손질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다른 식재료를 만져야 하고요. 조리 시에는 닭고기 중심부 온도가 75도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가열해 주세요.
캠필로박터균은 비교적 열에 약해 75도에서 1분 정도면 사멸합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