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남성 7명·여성 5명 모두 맨해튼 주민
“솔직한 트럼프 선호”…”정책 반대지만 심리와 무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에서 유죄평결을 내린 배심원단의 면면이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무죄라며 재판 조작을 운운하며 배심원단 심리의 공정성을 문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민의 의무로서 이번 심리에 참여한 배심원은 남자 7명, 여자 5명으로 모두 뉴욕시 맨해튼 주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인영화 배우의 성관계 폭로를 막을 목적으로 13만 달러를 회삿돈으로 주고 적법한 비용을 지출한 것처럼 회사 장부를 꾸민 혐의로 기소됐다.
배심원들은 이틀 동안의 심리 끝에 30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한 34개 중범죄 혐의에 대해 만장일치로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이들 배심원에게서 트럼프 진영의 통상적인 주장처럼 ‘마녀사냥’에 동원될 정도의 정치적 성향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현재로서는 특별히 관측되지 않는다.
사건이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하면서 이번 사건에서는 공정성 확보를 위한 배심원 선정 과정이 상대적으로 투명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도 예비 배심원들의 자격을 따지기 위해 질의를 하는 등 선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바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 같은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공개된 배심원 개개인의 정보를 소개했다.
심리의 공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입장 표명에서 일부 비호감이나 대통령 재임기 정책에 대한 이견이 나타나기는 한다.
배심원들의 직업은 언어치료사, 교사, 변호사, 은행가, 외판원, 소프트웨어 개발자, 물치 치료사 등 다채롭다.
투자은행가인 한 배심원(남)은 “내가 그(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일부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미국을 위해 좋은 정책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배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사건을 폭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 마이클 코언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들을 소셜미디어에서 팔로우하고 기본적으로 모든 것들을 읽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배심원(여)은 “트럼프와 내가 신념이 다를 수도 있지만 그 때문에 그 사람 개인에 대한 것이 뭐든지 다르게 입증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업이 변호사인 다른 배심원(남)은 “트럼프의 대통령직에 대한 정치적 견해가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그 사람에 대한 특별한 의견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언어치료사인 배심원(여)은 “그의 정책, 대통령으로서 내린 결정 가운데 많은 것들에 동의하지 않지만 (배심원으로 선정된다면) 그런 생각은 법원 밖에 두고 들어가 철저히 공정한 배심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업체에서 제품을 개발하는 배심원(여)은 “그가 공개적으로 행동하는 방식, 그가 공개적으로 자신을 보여주는 방식이 내 취향은 아니다”고 밝혔다.
자산관리업에 종사한 퇴직자인 배심원(남)은 “정치를 너무 많이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물리치료사인 배심원(여)은 “법정에서 정보가 제시될 때까지 나에게는 아무 의견도 없다”고 강조했다.
교사인 배심원(여)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생각을 말한다”며 “나는 그런 사람이 공직에 있으면서 뒤에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보다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