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도자 하니예, ‘하마스 배제’ 주장하는 네타냐후에 반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후 통치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하마스도 관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 통치 방안을 놓고 하마스 배제를 주장하자 즉각 이에 반발한 것이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날 1948년 이스라엘에 의해 팔레스타인 민족이 강제 추방당한 것을 기억하는 ‘나크바의 날'(대재앙의 날) 76주년 연설에서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니예는 연설에서 “하마스는 여기 있을 것”이라며 “가자에서 전후 통치를 결정하는 당사자는 하마스와 모든 정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직전 성명에서 만약 하마스가 가자에 남아있다면 어떤 전후 통치 논의라도 단지 ‘공허한 대화’가 된다며 재차 하마스 배제를 주장한 직후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러면서 “하마스가 가자를 군사적으로 통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두려움 때문에 어떤 주체도 가자 민간 통치를 맡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하마스는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최대 정파인 파타를 제치고 승리하면서 가자지구에서 집권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하마스 기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7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가자에서 사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국제 사회는 즉각 휴전과 함께 전후 가자 통치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섬멸을 전제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다.
하니예는 이날 연설에서 교착에 빠진 휴전협상에 대해서도 영구적 종전을 골자로 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어떤 합의라도 영구적 종전, (이스라엘군의) 전면 철군, 실질적인 수감자 교환, 이재민 귀환, 재건, 봉쇄 해제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민족은 매년 5월 15일을 ‘나크바의 날’로 정하고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직후 선조 76만명이 강제 추방 당한 것을 기억해왔다. 76주년을 맞은 올해는 가자 전쟁과 맞물려 세계 곳곳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며 종전을 촉구하는 거리 시위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