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치솟는 음식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10달러 미만의 ‘착한 가격’ 짜장면이 LA 한인타운 식당가에 속속 등장해 지갑이 얇아진 한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업주가 바뀐 ‘LA 흥래각’은 그랜드오픈 기념으로 짜장면을 6.99달러에 선보이며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웨스턴과 4가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이 식당은 시금치를 갈아 만든 녹색짜장면을 6.99달러, 해물과 야채가 넉넉하게 들어간 해물가득짬뽕을 9.99달러에 내놓았다.

15일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함께 LA 흥래각을 찾은 직장인 이모씨는 “한국일보에 게재된 광고를 보고 짜장면을 시켰는데 가격대비 맛도 훌륭해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었다”고 호평했다. 업소 측은 “신문 광고를 보고 온 손님들이 저렴한 짜장면이나 짬뽕을 시키면서 탕수육과 같은 요리도 함께 주문하고 있다”며 “특별한 기간을 정하지 않고 당분간 이 가격을 고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착한 가격’ 짜장면의 선두주자는 3가에 있는 ‘좀비치킨 & 놀부짬뽕’이다. 이 식당에선 짜장면을 4.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 중이다. 지난 주 이 식당을 찾았던 황모씨는 “짜장면 하나로는 양이 약간 부족하다 싶었지만, 남편이 짜장면과 치킨 콤보를 시켜 배부르게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웨스턴가 로데오 갤러리아 샤핑몰에 문을 연 ‘룰루네’ 2호점의 짜장면 가격은 8.99달러. 직접 뽑은 죽순면을 사용해 짜장면을 만든다. 유기농 닭으로 육수를 우려낸 해물짬봉은 10.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김모씨는 “설렁탕이나 칼국수 한 그릇을 먹어도 세금과 팁을 합해 20달러가 훌쩍 넘고,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 세트메뉴도 10달러가 훨씬 넘는 고물가 시대에 10달러 미만에 배를 채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올림픽가에 있는 ‘신북경’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점심시간에 한해 런치스페셜 짜장면을 9.99달러에 판매한다. 양을 반으로 줄인 맛보기 짜장면 가격은 7.25달러다. 한 직원은 “점심시간에 짜장면을 먹으러 왔다가 만족했다며 다음 날 저녁 때 소주 한잔을 곁들여 요리를 주문하는 손님들도 많다”면서 “런치스페셜 짜장면이 효자 메뉴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인 넘베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미국의 한끼 밥값은 평균 20달러로 전 세계 94개국 중에서 3위에 올랐다. 밥값이 가장 비싼 곳은 스위스로 평균 28.59달러에 달했다. 2위는 21.67달러의 덴마크였다.

한국은 평균 6.77달러로 57위를 차지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짜장면 가격은 6,517원(4.7달러)으로 1975년의 158원에 비해 41배 올랐다.

[미주한국일보 –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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