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자 제한 등 초강경 이민 정책을 공약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회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판했던 전문직 비자 프로그램을 신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주주인 ‘트럼프 미디어’는 2022년 6월 전문직 비자 H-1B 프로그램을 신청했으며 몇 달 뒤 승인을 받았다고 A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회사측은 H-1B 프로그램이 허용하는 최저 임금인 연봉 6만5천달러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겠다고 신청했다.

트럼프 미디어와 별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가 세운 투자회사도 H-1B 프로그램 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받았다.

‘H-1B 비자 프로그램’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1990년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도입한 비이민 취업 비자다. 미국 회사들은 이 비자 제도를 활용, 전문적 능력을 갖춘 외국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외국인 모델이나 호텔 및 리조트에서 일할 근로자를 데려오기 위해 이 비자 프로그램을 활용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그러나 2016년 대선 토론 때 H-1B 비자 프로그램에 대해 “H-1B 비자 프로그램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솔직히 나도 사용했으나 그것을 사용하도록 허용돼선 안 된다”라면서 이 비자 프로그램을 “불공정하고 나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2017년 취임한 직후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H-1B 비자가 가장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거나 가장 숙련된 사람에게만 허용되도록 관련 제도를 개혁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가 만든 공화당 정책집 ‘프로젝트 2025’ 역시 현재 H-1B 비자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인 근로자가 차별받지 않도록 해당 프로그램을 최고 임금을 받는 엘리트를 대상으로만 운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미디어는 AP통신에 성명을 통해 H-1B 프로그램과 관련, “전임 경영진이 신청했으며 실제 이 비자로 근로자를 고용한 적이 없고, 고용할 계획이 없다”면서 “현 경영진이 비자 프로그램 신청 사실을 인지한 이후 2022년 11월에 신속하게 절차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미디어가 H-1B 프로그램 신청 철회를 요청한 기록은 없다고 AP통신은 노동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불법 이주민 대규모 추방, 이슬람 국가에 대한 입국 금지 확대, 출생시민권제도 폐지 등을 공약하고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는 발언을 하는 등 이번 대선에서 반(反)이민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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