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 주식시장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한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이 실적으로 엄정한 심사를 받는 시기가 왔다.
2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3일 테슬라를 시작으로 줄줄이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 플랫폼은 24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25일 오후에 실적을 발표한다. 아마존과 애플은 다음 주에,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는 5월에 예정돼 있다.
이들 빅테크 기업은 1년 넘게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왔지만 지난주에는 모두 하락세를 보여 9천5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빠졌다. 주간 하락 폭으로는 사상 최대규모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주 5.4% 하락하며 2023년 1월 이후 가장 약세를 보였고, 엔비디아는 2022년 9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기록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정보 기술 부문은 1분기에 수익이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와 알파벳을 포함한 통신 서비스 부문 역시 20%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전체의 수익이 0.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기술주의 수익성은 매우 높다.
오스터바이스 성장 및 소득전략의 나엘 파크리 투자책임자는 “미국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면 이들 기업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적이 다른 기업들보다 좋다고 해서 향후 주가 전망이 밝다고는 할 수 없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등의 주식을 보유한 파크리는 “금리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어서 시장 전반의 주가에 부담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아마존 주가는 향후 1년간 예상 수익 대비 38배이며 테슬라는 48배다. S&P 500종목 평균은 20배다.
지난주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이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매그니피센트 7’ 주식에 투자자들이 많이 몰려있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은 향후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신호로 인식된다.
UBS 그룹도 매그니피센트7 기업 중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6개 기업의 매수 추천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때 이 기업들이 누렸던 수익 모멘텀이 냉각됨에 따라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UBS의 조나단 골럽은 “기업 순익이 급증했지만 지금은 수익 모멘텀이 확실히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먼저 실적을 내놓는 테슬라는 7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둔화와 혹독한 가격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모델2’로 알려진 2만5천 달러짜리 저가 전기차의 출시계획이나 자율주행 택시의 계획 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모델 2 출시계획은 변화가 없으며 자율주행 택시도 “분명히” 내놓을 것이라면서 오는 8월 8일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테슬라는 오프라인 매체 등 전통적인 광고를 담당하던 마케팅팀 직원 40명을 전원 해고했다.
머스크는 전통적 광고를 하지 않다가 투자자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해 ‘성장콘텐츠팀’으로 불리는 광고팀을 신설했는데 이번에 전사적 구조조정을 하면서 다시 전략을 바꿨다.
머스크는 X에 올린 글에서 ‘광고가 너무 일반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