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반도체 기술 경쟁을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 비유하며 향후 대(對)중국 수출통제 강화 의지를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21일(현지 시간) CBS 방송에서 “오늘의 국가 안보는 단순히 탱크와 미사일이 아니라 기술이며 반도체이자 인공지능(AI)”이라며 “그 중심에는 심화하고 있는 전 세계의 ‘반도체 전쟁’이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중 수출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자평하며 “그 결과 중국의 기술 수준은 미국과 비교해 수년 정도 뒤처졌다”고 덧붙였다. 이는 화웨이가 지난해 8월 자체 개발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을 탑재한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을 선보인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저지하고자 하는 중국의 기술 수준보다 (화웨이의 수준이) 이미 몇 세대 앞선 기술”이라고 평가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에 주목했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에 대해 더 강력한 수출 제재를 시행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중국과는 여러 상품과 서비스 측면에서 교역이 가능하지만 우리의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중국은 미국의 규제를 어떻게 우회할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며 “미국 정부는 끈질기고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며 내가 그런 (제재) 방안을 끊임없이 내놓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화웨이의 반도체 제조를 지원하는 중국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