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유럽연합(EU)에서 애플페이 외에 다른 결제 방식도 허용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19일 소식통을 인용해 EU 규제당국이 이르면 내달 경쟁사들에 탭앤고(tap-and-go)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개방하겠다는 애플의 제안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탭앤고는 근거리 무선 통신(NFC) 결제 방식으로 휴대전화를 갖다 대면 결제되는 방식이다. 애플은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서 애플페이만을 허용해 왔는데, 앞으로 유럽에서는 삼성페이 등의 결제도 가능해진다.
이는 그동안 애플이 아이폰에서 경쟁 모바일 지갑 앱 개발자가 이 결제 방식을 이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경쟁을 제한했다고 EU가 비판해 온 데 따른 것이다.
애플은 이에 지난 1월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기준에 따라 경쟁사들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에서 NFC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EU 집행위는 애플이 최종적으로 기술적 세부 사항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시기가 변경될 수는 있지만, 오는 여름까지 이 제안을 승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5월을 가장 유력한 달로 보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애플은 경쟁사와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일부 조건을 수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승인을 통해 애플은 4년간의 EU 조사를 끝내고 전 세계 연간 매출의 10%에 달하는 벌금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달 EU에서 시행된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구글, 메타 등과 ‘게이트 키퍼’로 지정된 애플은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운용을 허용해야 하고, 자사 서비스를 경쟁업체보다 우대하지 못한다.
위반 시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가 과징금으로 부과될 수 있고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이 비율이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애플은 지난달에는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소비자가 더 저렴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했다며 EU 집행위로부터 전 세계 매츨의 0.5%에 해당하는 18억4천만 유로(약 2조 7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애플은 앞서 DMA 시행에 따라 유럽 지역에만 앱(App)스토어를 개방해 자사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 개발자의 웹브라우저에서 앱 다운로드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앱스토어 개방으로 개발자들이 다른 앱스토어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사 앱스토어 결제 시스템을 통한 수수료를 15∼30%에서 10∼17%로 낮춘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