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정상회담 참사에 입 연 젤렌스키 “내 가치 보여주려다…”

U.S. President Donald Trump meets with Ukrainian President Volodymyr Zelenskiy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 February 28, 2025. REUTERS/Brian Snyder TPX IMAGES OF THE DAY

‘가치외교’ 시도하다 역효과…챔피언벨트 선물 대신 전장의 병사들 사진 건네

밴스 부통령과의 설전엔 “동맹 아니라는 느낌에…난 우크라 긍지 지켰다”

“러, 백악관에 영향 미치는 데 성공…트럼프, 시간 지나 푸틴 실체 깨닫길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외교 참사’로 끝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정상회담에 대해 “내가 원했던 건 내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안을 거래적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적 장벽을 넘어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그에게 다가서려 했다고 털어놨다.

젤렌스키는 “그(트럼프)는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 자녀들이 있다. 그도 모든 사람이 느끼는 것들을 느낀다”면서 이에 그러한 접근법을 택했지만 “이후 대화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워싱턴DC 백악관의 정상회담장에 들어서기 전에 모든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지니고 있을 악감정을 해소하는 동시에 백악관에 파고든 러시아의 선전·선동을 지워낸다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고 한다.

트럼프와 만난 다른 국가 정상들처럼 그는 호감을 살만한 화려한 선물도 준비했다. 자신의 가까운 친구인 우크라이나 출신 헤비급 복싱 선수 올렉산드르 우식의 챔피언 벨트였다.

하지만 정작 회담장에서 그는 미리 준비했던 이 챔피언 벨트를 건네는 대신 러시아군에 붙잡혀 모진 고문과 굶주림에 시달린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참혹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는 걸 택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때부터 회담이 잘못되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분위기를 좋게 하기는 커녕, 젤렌스키가 자신을 비난한다고 느낀 트럼프가 심리적 방어 태세를 더욱 굳혔다는 것이다.

결국 회담은 ‘미국의 안전보장 없는 즉각 휴전’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이의를 제기하는 젤렌스키가 트럼프에게서 면박당한 채 백악관에서 쫓겨나듯 빠져나오는 것으로 끝나버렸다.

그런데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챔피언 벨트 대신 병사들의 사진을 트럼프에게 내민 당시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고 있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타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사 기자를 초청해 인터뷰에 응한 것은 미국 측과의 오해를 풀려는 의도가 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유권자들에게 직접 지지를 호소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젤렌스키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지 않고는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정착시키기는 어렵다는 점 역시 인정했다.

그는 정상회담에 배석한 J.D. 밴스 부통령과 언쟁을 벌인 데 대해선 우크라이나 국민이 보고자 했던 건 미국이 여전히 그들의 동맹이라는 증거였으나 “그 순간에는 동맹이 아니라는, 동맹으로서의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그 대화에서 난 우크라이나의 긍지를 지키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휴전 협상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미국이 너무 많은 카드를 러시아 측에 내줬다고도 했다. 특히 러시아가 직면한 ‘외교적 고립’을 풀어주려는 건 푸틴에게는 “큰 양보”라면서 “히틀러를 정치적 고립에서 풀어주는 걸 상상해 보라”고 일갈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인사들이 자국 정보기관의 분석 결과조차 무시한 채 러시아의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을 늘어놓는 현 상황에 대해선 “러시아가 정보를 통해 백악관 팀 일부 인원에 영향을 미치는 데 성공했다고 믿는다”며 의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 트럼프 대통령도 푸틴이 보기보다 취약하고 믿을 수 없는 인물이란 점을 깨닫길 바란다면서, 러시아의 승리는 서방 전체, 특히 미국에 상당한 손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이어 푸틴이 두려워하는 인물은 트럼프뿐이라면서 휴전 협상 와중에도 우크라이나를 계속 폭격하는 러시아군의 행태에 대해 미국이 제재에 나서겠다고 한다면 “러시아인들은 정말로 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타임지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용해 온 집무실의 작은 침대 위에는 흑해에서 침몰하는 러시아 군함과 러시아 땅으로 진격해 전투를 벌이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들, 그리고 불타는 크렘린궁을 묘사한 그림이 걸려 있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것들 각각은 승리에 관한 것들”이라면서 “여기가 바로 내가 사는 곳”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불바다’고운사 목욕탕서 버틴 소방관 11명,동료들에 극적 구조

[고운사 고립 소방관 구출 작전 비하인드]콘크리트 목욕탕에 대피시킨 지휘관 기지방화복 하의·양말로 틈새 막고 2시간 버텨동료 구조팀 도착해 대원들 전원 극적 ...

LA서 내달 17일 취업박람회…취업비자 법률 상담도

4월 17일 UCLA 취업박람회 개최 주(駐)로스앤젤레스(LA)총영사관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LA무역관과 함께 오는 4월 17일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취업박람회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캘리포니아한국기업협회와 협업해 ...

대서양동맹 지고 태평양동맹 뜨나…미국, ‘중국 견제 포위망’ 구축

트럼프 행정부, 우크라전 종전 위해 러 접근…80년 유럽과 안보동맹 균열 태평양선 일본·필리핀·호주 등과 협력 강화…미국 국방 "이들과 억제력 구축" 세계정세가 ...

헌재 앞 탄핵 반대 철야집회 확대…찬성측 파면촉구 서명운동

찬성측 ‘72시간 온라인 긴급탄원’·반대측 31일부터 밤샘 집회 강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4월로 넘어간 가운데 탄핵 찬반 양측은 주말에도 세 ...

‘홍명보호 캡틴’ 손흥민 “6월 A매치에선 더 좋은 모습으로!”

SNS 통해 이달 A매치 2연전 소감 전해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6월에 예정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9∼10차전 ...

피겨 차준환, 세계선수권대회 7위…밀라노 올림픽 티켓 1+1 획득

아이스댄스 임해나-권예 조, 최종 18위…올림픽 출전권 1장 확보 피겨 스케이팅 간판 차준환(23)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위에 오르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국가별 ...

BTS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 유튜브 10억뷰

자체 통산 8번째 기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히트곡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 수 10억건을 돌파했다고 소속사 빅히트뮤직이 30일(한국시간) 밝혔다 ...

8년만 귀환한 지드래곤에 3만 팬 환호… “오늘은 내가 제일 빛나”

29일 고양서 월드투어 ‘위버멘쉬’…히트곡 망라하며 열정적 무대 내년 빅뱅 20주년 무대 예고… “스무살 형제들과 성인식 해야죠” 강풍 탓 무대 보강으로 ...

위험한 권력의 유혹, 트럼프의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무한야망

라디오 서울 뉴스 데스크 컬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는 언제나 도발적이고 파격적이었습니다. 한 마디의 발언으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미디어의 ...

“헌법? 그건 내게 장애물이 아니다” – 트럼프, 3선 도전 시사

"농담 아니다" 명백한 위헌 행위에 대한 도전장... 대통령직 승계 및 헌법 해석 논란 점화 [관련기사]위험한 권력의 유혹, 트럼프의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

LA강에 빠진 40대 여성 헬기로 극적 구조

로스앤젤레스(LA), 로스앤젤레스 LA강에서 40대 여성이 구조대원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목숨을 건졌다. 30일(현지시간) 오전 9시 34분경 로스앤젤레스 센트럴시티이스트 지역 워싱턴 다리 인근에서 ...

[속보]미네소타 주택가에 소형 비행기 추락, 탑승자 전원 사망

브루클린파크/미네소타 (2025년 3월 30일) 미미네소타주 브루클린파크에서 소형 경비행기가 주택가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어제(29일) 오후 12시 ...

누가 푸틴 암살 시도했나..,”모스크바서 리무진 폭발”

영국 언론 "푸틴 소유 추정 차량 폭발""테러일 경우 러시아 안보 크게 동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소유로 추정되는 리무진 차량이 ...

LA,뉴욕등 전세계 250여개 도시에서 테슬라 퇴출시위

예산삭감이 소셜 시큐리티에 미칠 영향 우려 민주, 공화 지역에서 모두 열려 토요일인 29 일, 엘에이와 뉴욕, 시애틀, 달라스, 오스틴, 마이매미등 ...

억만장자들이 결정하는 사회보장국 개편으로 수백만 노인 혜택 위협

생존과 직결된 서비스 축소에 노년층 불안 고조, "그들은 우리의 현실을 모른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회보장 혜택을 삭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인력 감축, ...

주택가 총격사건, 용의자 파란색 에스컬레이드 타고 도주

브롱스 유니언포트 주택가 총격, 경찰 대규모 수색 돌입 뉴욕 브롱스 유니언포트 지역에서 어제 밤 9시 27분경 한 남성이 복부에 총상을 ...

트럼프 이민정책 효과? 캘리포니아-멕시코 국경 텅텅비어..

작년 이주민 급증 지역, 이제는 지원센터도 철수 중 캘리포니아-멕시코 국경이 놀라운 변화를 겪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수많은 이주민들로 ...

“트럼프, 이란에 강경 경고, ‘핵 합의 없으면 폭격할 것'”

경제 제재와 군사적 위협으로 '최대 압박' 전략 재개... 이란 최고지도자 "강력한 응징"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

트럼프, “자동차 가격 인상 신경 쓰지 않는다”…

외국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로,미국 자동차 산업 활성화 주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토요일 NBC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

트럼프, 만만치 않은 푸틴에 분노, “매우 화가 났다, 정말 짜증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강경 발언… "러시아산 석유에 고율 관세 부과할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

심야 의문의 차량 화재, 주택가 공포에 휩싸여

새벽 3시 오렌지 카운티 주택가에서 차량 전소... 경찰 수사 중 2025년 3월 30일 오전 3시 41분경, 15814 S Lime Ave에서 ...

꿀벌이 미국과일 75% 맺어주는데…올겨울 원인모를 떼죽음에 비상

최근 8개월간 수억마리 폐사 '사상 최악'…기후 위기? 서식지 변화? 원인 미궁 미국에서 최근 8개월간 꿀벌 수억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면서 양봉 업계가 ...

김수현, 내일 기자회견…故김새론 관련 입장 표명

배우 김수현이 미성년자였던 고(故)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지 20여일 만에 공개석상에서 입장을 밝힌다.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31일 오후 4시 30분 ...

김수현 영화 ‘리얼’ 노출신·오디션 논란… 前 감독이 밝힌 입장

2017년 개봉작 '리얼' 오디션 관련해 입장 밝힌 이정섭 감독 이정섭 감독이 영화 '리얼'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리얼'은 ...

김어준 지령받은 의회 쿠데타,연쇄 탄핵 위협에 與 “줄고발” 맞불

국민의힘이 30일 더불어민주당의 ‘국무위원 연쇄 탄핵’ 경고를 ‘국회의원 줄고발’ 카드로 되받아쳤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

프랑스, 美의 DEI 금지 압박에 “주권 침해” 강력 반발

'성평등 준수' 佛국내법과도 상충10명중 6명 "美기업 불매운동" 미국 행정부가 자국 기업들에 대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금지를 강요하자 "용납할 수 없는 내정 ...

‘운동광’ 20대, 갑자기 ‘이 암’ 진단받은 사연”종일 헬스장서 살았는데”…

'운동광'이라 불리울 정도로 자기관리에 철저했던 20대 미국 남성이 고환암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하루의 대부분을 체육관에서 보낼 만큼 운동을 즐기던 ...

FDA 백신 전문가 해고… “백신 회의론자 장관과의 갈등 탓”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백신 최고 담당자가 강제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백신 음모론'을 주장해 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갈등 때문이다 ...

“화장실서 매일 쓰는 건데 어쩌나”…비누 속 꽃향기가 뇌세포 손상 시킨다

화장품, 세제, 샴푸 등에 은은한 꽃향기를 내기 위해 사용되는 시트로넬롤이 뇌 신경계에 독성을 유발해 뇌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 ...

“베트남 여행 미뤄야 하나”…’접촉만 해도 90% 감염’ 홍역 초비상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환자 발생 사례도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국내에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