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패배한다면 ‘제3차 세계 대전’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미국 하원에 우크라이나 원조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슈미할 총리는 영국 BBC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내일도, 오늘도 아닌 어제 이 돈을 필요로 했다”면서 “만약 우리가 지켜주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는 쓰러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패배는 글로벌 안보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 경우) 전 세계는 새 안보 체제를 찾을 필요가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많은 분쟁과 전쟁이 벌어지고 끝내는 제3차 세계 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하원은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고 610억 달러(약 83조8천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원조 예산법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슈미할 총리는 해당 법안이 처리될 것이라는 ‘신중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공화당 내 강경파가 지난 수개월간 우크라이나 원조 법안 처리를 가로막아 온 것이 “러시아의 선전전에 감염된 탓”이라고 주장한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공화·텍사스)의 발언에도 공감을 표했다.

슈미할 총리는 “우리는 가짜정보와 선전전이 미국과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가 세계대전을 경고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작년 9월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CBS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러시아가 폴란드를 침략해 3차 세계 대전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의도적으로 대중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유럽 침공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공군 조종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유럽 여타 국가를 공격할 계획이라는 주장은 ‘허튼소리'(nonsense)라고 일축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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