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법원이 무효화 한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한 회사의 560억 달러 ‘보상 패키지’를 다시 머스크에게 제공하는 안에 대한 투표를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발표된 위임장 서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 이와 함께 회사 법인 등기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투표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6월 13일 연례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테슬라 이사회는 2018년 머스크에게 560억 달러 규모의 보상 패키지 지급안을 승인했다.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급여를 받지 않는 대신 회사 매출과 시가총액 등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12차례에 걸쳐 최대 1억 1000만주의 스톡옵션을 받는 내용이었다. 머스크는 보상안이 승인된 뒤 테슬라 실적을 기반으로 상당 부분의 스톡옵션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2년 10월 테슬라 주주 리처드 토네타는 중요 정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고, 델라웨어 법원은 지난 1월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을 무효화하면서 이사회의 결정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이후 머스크는 “델라웨어주에서 절대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고 밝힌 후 자신이 설립한 회사들의 법인 등기를 델라웨어주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지난 2월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를 네바다주로, 우주 기업 스페이스X를 텍사스주로 옮겼다.
테슬라 이사회의 보상안 재승인 시도는 머스크와 이사회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면서 추후 항소심에서 유리한 기반을 다지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인 에릭 탤리는 “테슬라 주주들이 이번에 찬성표를 던진다고 해서 자동으로 머스크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델라웨어 법원의 결정을 뒤집으려면 항소해야 한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탤리 교수는 테슬라의 이번 주주 투표 과정에서 법원이 지적한 보상안 승인 절차의 결함이 바로잡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델라웨어주 법원은 현재 소송 원고 변호인단이 법률 비용으로 테슬라에 요구한 금액을 심리하고 있으며, 이 결정이 나오면 머스크와 테슬라 이사회가 법원 판결에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경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