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바뀐 정치 지형.. 보수득세.. 안보독립 경쟁..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멜론 대강당에서 열린 나토 창설 75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 DC에서는 이날부터 사흘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다. 2024.07.10

등 돌린 트럼프, 나토 체제 뒤흔들어…獨 차기총리 “美로부터 독립”

득세한 포퓰리즘, “안보 대신 민생에 돈 쓰라” 안보 걸림돌

유럽의 주도국 독일 총선에서 중도보수 연합이 정권 교체에 성공하고 극우당이 제2당으로 올라서면서 유럽 안보 지형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차기 총리가 될 것이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23일(현지시간) 총선 승리 직후 독일의 안보 체계를 개편해 미국으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달성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언론 인터뷰에서는 “트럼프가 더는 나토의 상호방위 약속을 무조건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유럽 내 핵무기 보유국인 영국, 프랑스와 핵공유 등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고 유럽 안보에서 손을 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종전 협상에 속도를 올리는 한편, 우크라이나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안보 질서의 근간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계속해서 내비쳤다.

유럽에서는 이미 바뀐 현실을 인정하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고, 독일 총선 결과에도 이런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나토 유럽 회원국들은 앞다퉈 방위비 지출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내달 중순 방위비 증액을 담은 유럽 방위 청사진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진다.

극심한 공공 재정 압박 속에서도 방위비 증액을 추진하고 있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날 스코틀랜드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면서 “영국을 포함한 유럽인들은 우리 방위와 안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며 “미국은 그 점에 대해 옳다”고 말했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한 안보 자립의 필요성 또는 심각성에 대한 자각이 높지만, 포퓰리즘 정당의 득세는 안보 강화 정책이 오히려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뜻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기성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환멸, 반(反)이민 정서, 국내 경제 부진 및 생활고 등에 힘입은 포퓰리즘 정당의 득세는 유럽 전반에 걸쳐 거세지는 흐름이다. 이들 정당은 나토 또는 유럽연합(EU)을 통한 다자주의 안보 통합에 부정적이고 국내 경제·사회 현안에 집중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총선에서 2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한 극우 독일대안당(AfD)과 득표율 8.8%로 막판 돌풍을 일으킨 독일 좌파당은 이념적으로 양극단이지만 나토에 비판적이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외른 플레크 애틀랜틱 카운슬 유럽센터 선임국장은 “두 정당은 모두 나토 멤버십에 반대하며 친러시아 성향이 강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의구심을 제기한다”며 “두 정당의 성공은 민주주의 주류가 이제는 근본적인 경제, 사회, 외교 정책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촉구”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얀 판 아켄 독일 좌파당 대표는 새 정부가 복지 비용을 줄인다면 전력으로 맞설 것이라며 “메르츠는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홀거 슈미딩 베렌베르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방비 및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출을 늘리면서 기업과 근로자의 세 부담을 낮추는 게 중대한 시기에 독일이 재정적 여유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위 지출 강화에 실패하면 독일이 나토 협력국과 문제를 빚을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해 미-EU 무역 전쟁 위험을 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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