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북·중·러·이란 위협 커져…김정은에 개인 외교도 통하지 않을 것”

계엄 거론하며 “한국 핵심 파트너로 만든 바이든 결정 옳았나 의문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직면할 세계는 4년 전 첫 임기를 마쳤을 때보다 훨씬 위협적일 것이고, 특히 이른바 ‘저항의 축’이 강해짐에 따라 북한을 예전처럼 다루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8년 전 (대통령에 처음) 취임했을 당시보다 세계 무대에서 더 강하고 지배적인 선수로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겠지만, 그를 기다리는 세상은 많이 달라졌고 더 위협적”이라고 진단했다.

WP는 트럼프가 외교 정책적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적의를 드러내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입된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이 15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는 중동, 약해진 이란, 바샤르 알아사드가 축출된 시리아 등을 대외적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또 심각한 경제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군사적 야망을 가지고 있는 중국도 트럼프에게는 큰 도전이 될 수 있다고 WP는 짚었다.

WP는 트럼프 특유의 외교도 두 번째 임기에서는 제약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스스로 ‘해결사’라고 자부하고 있고 전통적인 동맹국과의 협력보다는 독재자들과의 거래를 선호하면서 전략보다는 개인기에 기대는 듯한 행보를 취해왔지만 두번째 임기에서는 푸틴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같은 지도자들과 협력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미국 아카데미 회장 대니얼 벤저민은 트럼프 당선인이 첫 임기를 마친 이후 생긴 큰 변화 중 하나는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을 포함하는 ‘저항의 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오래된 전술에는 언제든 그 누구와도 놀라운 거래를 성사하고 상대 지도자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포함돼 있다. 김정은과 엉뚱한 개인 외교를 떠올려 보라”면서도 “이제는 그것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 위원장과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 등 모두 3차례 회동했고, 러브레터로 부르는 친서들을 주고받으며 개인적 친분을 쌓은 바 있다.

한 유럽 외교관은 “옛 냉전과는 다르지만, 전 세계적으로 경합과 긴장이 고조되는 패턴을 볼 수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적대국들이 막 취임한 트럼프에 유리한 단기적 거래를 하려는 경향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약해지거나 내부적 문제에 봉착해 있다는 것도 8년 전과 다르다고 짚었다

일례로 한국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선포 후 탄핵 소추되면서 혼란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또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일련의 정치적 패배를 겪었고, 독일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의 연립 정부가 붕괴했는데, 이들 국가에서 극우 정당은 득세 중이다.

캐나다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야당의 불신임으로 총리직 사퇴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태다.

WP는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앞선 임기보다는 준비가 잘 된 상태에서 새 임기를 시작하겠지만 허세를 부릴 여지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로빈 니블렛 전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소장은 “위험한 세상에서는 힘을 과시하는 데에 드는 대가가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한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공동 회견을 전하는 별도 기사에서 한국의 혼란이 아시아에서 미국의 동맹 구축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WP는 “지난 4년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영향력 저지를 위한 노력에 있어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만들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시도에 따른 정치적 혼란이 발생하면서 국가의 민주적 안정을 약화시킨 지도자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그렇게 많은 신뢰를 두는 것이 옳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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