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태극마크를 단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은 자신에게 잇따른 반칙을 범했던 황대헌(강원도청)과 관계에 관해 “앞으로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박지원은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 1,000m 결승 파이널 B에서 1분26초632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해 랭킹포인트 3점을 추가, 최종 총점 92점을 얻으며 전체 1위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는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국가대표 자격과 함께 상위 3명이 받는 차기 시즌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출전 자격을 얻었다.
박지원이 태극마크를 달기까지는 험난했다.
박지원은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권이 걸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와 남자 1,500m 결승에서 잇따라 황대헌에게 반칙을 당해 태극마크 획득에 실패했다.
펜스에 심하게 충돌해 목과 왼팔을 다치기도 했다.
그러나 박지원은 국가대표 1, 2차 선발전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당당하게 대표팀 승선에 성공했다.
박지원은 “어려운 길이었다”라며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번 대회를 단순한 선발전이라고 생각하고 뛰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대회 기간 황대헌에게 사과받았는지 묻는 말엔 “특별하게 들은 것이 없다”면서도 “세계선수권 대회 이후 몸과 마음이 불안해서 선발전 준비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회에만 집중하다 보니 사소한 것을 놓칠 수 있었을 텐데 이제 차근차근 해결하겠다”며 황대헌과 관계 개선에 관해 여지를 남겼다.
‘황대헌이 사과하면 받아주겠나’라는 질문에는 “충분하게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은 대표선발전을 통과하면서 내년에 열리는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 기회도 얻었다.
아직 병역의무를 해결하지 못한 박지원은 아시안게임을 통해 혜택을 노린다.
그는 동계아시안게임과 관련한 질문에 “중요한 경기일수록 하던 대로 준비해야 한다”며 “늘 그래왔듯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은 2022-2023시즌, 2023-2024시즌에 이어 2024-2025시즌에도 ISU 월드컵 랭킹 1위에 도전한다.
그는 “두 번 연속 우승해 (1위 선수에게 주는) 크리스털 글로브 트로피를 받았는데, 세 번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꼭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은 이번 대회 기간 내내 팬들의 큰 응원을 받았다. 반면 황대헌은 반칙으로 실격 처리될 때마다 팬들이 환호해 대조를 이뤘다.
박지원은 팬들의 응원에 관해 “큰 힘이 됐다”며 “팬들 덕분에 마지막까지 잘 움직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대헌은 이번 대회에서도 잇따른 반칙으로 구설에 올랐고, 최종 11위에 그치며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대표팀 승선 기회를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