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오늘 일론 머스크(52)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처음으로 만나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밀레이 대통령이 오늘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테슬라 공장(기가팩토리)에서 머스크와 만나 환담했다”며 “두 사람은 자유의 이념을 수호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또 자유시장 경제 원칙에 입각한 투자를 가로막는 관료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머스크 역시 이에 대해 동의한 뒤 가까운 시일 안에 아르헨티나를 찾아 자유주의 이념 확산을 위한 행사를 치르기로 합의했다고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덧붙였다.
머스크는 또 “인구 증가율 감소가 문명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며 출산율 제고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인류 발전을 위한 기술 개발과 관련 기업활동 촉진을 위한 명확한 ‘게임의 규칙’ 확립을 위해서도 의기투합하기로 했다.
회담은 1시간 20여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석한 헤라르도 웨르테인 미국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 지명자는 “두 사람은 첫눈에 반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웨르테인 대사 지명자는 또 “머스크가 아르헨티나 리튬 부문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눴다”며,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핵심 광물인 리튬 개발에 대한 투자 건에 대해서도 일부 교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 역시 이날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밀레이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올리고 “흥미진진하고 설레는 미래로!”(To an exciting & inspiring future!)라고 썼다.
사진 속에서 두 사람은 양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웃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밀레이 대통령과 머스크는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옛 트위터)에서 서로에게 호감을 드러내며 상대방을 공개적으로 치켜세워왔다. 양국 언론은 두 사람의 이런 모습을 두고 ‘온라인 브로맨스’로 표현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5일 자신의 엑스 계정에 자유주의 시장경제 이론을 설파하는 당시 밀레이 대통령 당선인의 현지 TV 대담 프로그램 방송분 일부를 게시했다.
이에 대해 당시 밀레이 당선인은 자신의 엑스 계정에 영어로 “일론, 우리는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머스크는 또 올해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사회주의를 비난하고 자본주의 자유시장을 옹호한 밀레이 대통령의 연설 영상을 게시하며 “아주 매력적”(So hot)이라고 쓰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사람이 이번 만남를 통해 서로 경제적인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외국 주요 기업의 투자를 자국에 유치해 성과를 내세울 수 있고,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사업 진출과 테슬라 배터리에 필요한 리튬 개발 등을 아르헨티나에서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칠레·볼리비아와 함께 ‘리튬 삼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자원 부국이다.
또 밀레이 대통령이 최근 경쟁을 촉진하겠다며 통신사업 규제를 완화한 덕에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아르헨티나 당국으로부터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허가를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