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항공 기술장애 1시간 넘게 지상대기
수천편 운항지연 사태
1년 중 여행객이 가장 많은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에 아메리칸항공 국내선 여객기들이 항공사 시스템의 기술적인 문제로 한때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성탄 이브 항공대란이 24일 발생했다. 이날 이른 오전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지상대기 명령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수천편의 항공편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께 FAA는 아메리칸항공으로부터 기술적 문제 보고를 받고 전국적으로 모든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 지상대기 명령을 내렸다. 이에 앞서 아메리칸항공은 새벽 3시37분께 X(구 트위터)를 통해 세인트루이스에서 마이애미로 가는 비행기가 지연되는 이유를 묻는 승객에게 “현재 모든 항공편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문제를 해결한 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시겠다”는 공지로 응답했다.
아메리칸항공의 사라 잰츠 대변인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플라잇 오퍼레이션스 시스템(FOS)이 일시적으로 다운되면서 화요일 오전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며 운항 중단의 원인을 “공급 업체의 기술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승객 탑승 절차를 비롯해 파견, 비행 계획, 항공기의 중량 및 균형 데이터 등 항공기 출발에 필수적인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아메리칸항공 측은 시스템에서 발생한 구체적인 장애 원인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 문제로 인해 게이트에서 항공편을 출발시킬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아메리칸항공의 1만6,000명의 조종사들을 대표하는 노조인 연합조종사협회(APS)는 시스템 다운으로 인해 항공사 전체가 장시간 운항 중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백업 비행 계획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종사와 승무원은 시스템 중단 상황을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훈련을 받았다고 밝혔다.
FAA는 지상대기 명령을 내린지 약 1시간 후 아메리칸항공 소속 여객기들의 이륙을 허가했다. 항공 분석 기업 시리움에 따르면 24일 아메리칸항공은 국내선 3,300편을 운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상대기 명령의 영향으로 약 37%의 항공편만이 정시에 이륙할 수 있었으며 정시에 도착한 항공편도 36%에 불과했다.
한편 AP통신은 이날 아메리칸항공의 운항 중단으로 인해 환승 항공편을 놓친 고객들이 불만이 소셜미디어에 쇄도했다고 전했다. 항공사 측은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미주 한국일보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