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뼈아픈 참패를 당한 국민의힘 내부에서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정 기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우선 여당의 요구를 국정에 대폭 반영하는 등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전환하라는 주문이 분출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국민과 직접 접촉면이 더 큰 당이 국정을 주도하는 모양새로 성난 민심을 다독여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승리한 김재섭 당선인은 12일(이하 한국시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의 제1 책무는 대통령실과 협조보다는 오히려 입법부로서 행정부를 강력하게 견제하는 것”이라며 “우리 여당은 너무 정부와 대통령실에 종속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부산 북갑에서 낙선한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오만했다. 선거에서 몇 번 이겼다고 권력다툼에만 매몰되고 말았다. 대통령실 뒤치다꺼리에만 골몰했다”며 “누구누구를 손가락질할 것 없이 내 탓이고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그러니 국민의힘부터 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 스스로가 당을 추스르는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고 그렇게 된다면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용산 대통령실이나 정부 측에서 당의 요구를 많이 받아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실 참모들이 윤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모든 분야의 문제점과 대책을 ‘직언’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는 게 최우선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국민의미래 한지아 비례대표 당선인은 “인적 쇄신만큼 인식의 쇄신이 필요한 것 같다”며 “참모들이 직언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야권에서 벼르고 있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전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기 포천·가평 김용태 당선인은 YTN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분명히 안타까운 측면이 많지만, 많은 국민적 의혹이 있다”며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지 않나”라고 했다.

김재섭 당선인도 KBS 라디오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요구하시는 국민들의 요청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거들었다.

당내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직접 대화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윤 대통령에 대해 전향적 만남을 요구하는 의견도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서울 송파갑 박정훈 당선인은 YTN 라디오에서 “지금 제1야당 대표, 이준석 대표, 조국 대표와 만나야 한다고 하는데, 만나는 게 좋다”며 “대화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대화를 거부하는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미래 조배숙 비례대표 당선인은 BBS 라디오에서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상당히 무겁게 받아들이고 여러 가지 변화를 고민할 시점”이라며,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회담에 대해서도 “민심을 확인했으니 가능성은 다 열어두고 검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전면 쇄신을 비롯한 여권 인적 쇄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많다.

경기 성남분당갑 안철수 당선인은 대통령실 ‘3실장’인 비서실장·안보실장·정책실장의 일괄 사의를 요구하는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에 더해 필요하다면 내각의 다른 장관들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MBC 라디오에서 “(국정운영 책임자들이) 자진사퇴하고, 깨끗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발굴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이 정도면 됐어’라고 할 정도까지 열심히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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