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떠난 후 첫 공개 강연서 AI 미래 전망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공동 창립자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오랜만에 공개 강연에 나서 미래 인공지능(AI) 모델의 구축 방식과 추론 능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정보기술(IT)매체 더버지 등에 따르면 수츠케버는 전날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신경정보처리시스템 콘퍼런스(NeurIPS) 강연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생성형 AI 모델의) 사전 훈련은 의심할 여지 없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모델 학습·훈련에 필요한 데이터를 유한한 자원인 화석연료에 비유하면서 인터넷에는 인간이 생성한 콘텐츠가 한정된 양으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컴퓨터 연산 능력은 향상하고 있지만, 데이터는 늘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인터넷은 오직 하나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AI 차세대 모델이 “실질적인 방식으로 에이전트화(agentic)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츠케버는 이 자리에서 ‘에이전트’의 개념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았지만, 최근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를 자체적으로 작업을 수행하고 결정을 내리며 소프트웨어와 상호 작용하는 자율적인 AI 시스템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한다.
수츠케버는 이날 AI 시스템 확장과 진화 생물학을 비교하면서 인간과 유인원 등 호미노이드(hominoid)의 두뇌가 진화 과정에서 새로운 규모화(scaling) 패턴을 발견한 것처럼 AI도 오늘날의 사전 훈련 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발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지금까지의 AI 모델은 주로 이전에 본 것을 기반으로 패턴을 일치시키는 방식이었지만, 미래에는 새로운 학습 없이도 자체적으로 추론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수츠케버는 “AI가 더 많이 추론할수록 (추론 결과는) 더욱더 예측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체스를 두는 첨단 AI가 최고의 인간 체스 선수들도 예측할 수 없는 수를 두는 것을 그런 사례로 꼽았다.
수츠케버는 2015년 샘 올트먼 등과 함께 오픈AI를 설립하고 이사 겸 수석과학자로 일하면서 챗GPT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AI 개발 속도와 안전성 문제 등을 두고 올트먼과 이견을 보이면서 지난해 11월 오픈AI 이사회의 올트먼 CEO 해임을 사실상 주도했다가 이런 시도가 실패한 뒤 오픈AI를 떠났다.
이후 그는 새로운 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SSI)를 설립해 자체적인 AI 기술 연구에 돌입했으나, 언론에 노출되는 공개 석상은 피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