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가 발간
배우 고(故) 김수미의 일기책이 공개된 가운데, 그가 세상을 떠난 결정적인 과정이 기록돼 있어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2일(한국시간) 고 김수미의 생전 일기로 썼던 책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가 발간됐다. 이 책에는 김수미가 1983년부터 2024년까지 총 41년간 쓴 일기의 일부 내용이 담겼다.
김수미는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를 통해 배우로서의 삶과 고통스러웠던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전했다.
김수미는 이 책을 낼 의지를 보이며 “이 책이 출간된 후 가족에게 들이닥칠 파장이 두렵다”면서도 “주님을 영접하고 용기가 생겼다. 세상을 떠날 결심을 한 사람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제가 지금 이 나이에, 이 위치에 있기까지 제 삶의 철학을 알려주고 싶다”고 썼다.
특히 이 책에는 김수미가 말년에 공황장애를 앓았던 과정이 기록돼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수미는 지난 1월 일기에 “정말 밥이 모래알 같고 공황장애의 숨 막힘의 고통은 어떤 약으로도 치유할 수 없다” “공황장애, 숨이 턱턱 막힌다. 불안, 공포, 정말 생애 최고의 힘든 시기였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식품을 판매하던 회사 ‘나팔꽃 F&B’의 분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도 했다. 그는 작년 10월과 11월 일기에서 “하루하루가 고문이다. 기사가 터져서 어떤 파장이 올지. 잠도 수면제 없이 못 잔다” “지난 한 달간 불안, 공포, 맘고생은 악몽 그 자체였다. 회사 소송 건으로 기사 터질까 봐 애태웠다”고 털어놨다.
‘나팔꽃 F&B’는 회사 대표이던 아들 정명호 씨를 해임한 뒤 김수미와 함께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김수미는 이와 관련 “주님, 저는 죄 안 지었습니다” “오늘 기사가 터졌다. 횡령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족은 김수미의 말년 고통을 옆에서 보고 일기를 공개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김수미의 며느리 배우 서효림은 “어머님의 유품 중에 오래된 일기장 속에서 곱고, 여리고, 여자로서의 김수미의 삶을 엿보게 됐다. 많은 분이 애도해 주시는 만큼 잘 살아내면서 그 은혜를 꼭 갚겠다”고 했다. 유족은 김수미 책의 인세를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한편 김수미는 지난 10월 25일 오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고혈당 쇼크에 따른 심정지로 알려졌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