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가결된 14일 전국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 현장에서는 손팻말과 응원봉을 흔들던 참가자들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한 대구 시민들은 오후 5시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도시철도 중앙로역 공평네거리 양방향 도로를 가득 채운 주최 측 추산 3만명은 오후 4시부터 무대 스크린으로 생중계되는 국회 영상을 보며 탄핵소추안 표결 상황을 지켜봤다.
50대 최모 씨는 “국민의힘에서도 찬성표가 일부 나왔다는데 안도감을 느낀다”며 “대구에서 이 정도 인파가 거리로 나와서 탄핵을 외쳤다는 건 탄핵안 통과는 오늘이 아니었어도 시간문제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광장에서 열린 경남도민대회에 모인 시민 6천여명(주최 측 추산)은 경남지역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 이름을 부르며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부산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도 가결 직후 ‘윤석열 탄핵 체포’를 적은 종이 팻말과 응원봉, 깃발 등을 흔들었고, 대전 집회 참석자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춤을 추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에서는 풍물패가 등장해 축하공연을 펼쳤다.
탄핵안 가결 직후 참석자들은 제주시 광양로터리에서 구세무서사거리 구간을 행진하며 “시민이 이겼다 윤석열 퇴진하라” 등 구호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윤석열 탄핵 촉구 전북도민대회’가 열린 전북 전주 풍패지관 앞도 축제장으로 변했다.
도로에 앉아 있던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은 “촛불 시민이 승리했다”고 소리치며 피켓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집회에서는 5·18 유가족들이 손수 만든 주먹밥 등 먹거리와 핫팩을 현장에서 나눠주며 1980년 5월의 대동 정신을 재현했다.
이날 집회 장소에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과 청소년들로 가득 찼다.
초등학교 3학년생 아들과 함께 온 김경훈(41) 씨는 “5·18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부모님께 배웠던 것처럼, 아들에게 민주주의를 알려주고 싶었다”며 “언젠가 또 한 번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다면 이곳에 있는 모든 아이가 오늘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민주화를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를 주최한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은 이날 금남로에 시민 3만명 이상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탄핵안 가결 소식에 눈물을 보인 시민도 있었다.
창원지역 대학생 서모(21) 씨는 이번 표결 결과를 보고 “1차 표결에서 탄핵이 무산돼 불안했는데 이번에 가결되면서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며 “이제 온 사회가 힘을 모아 희망찬 사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