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꼴 안 보고 깔끔하게 죽고 싶다”고 왜 한국사람들은 말하나

호스피스 간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크로닉'의 한 장면. 시네룩스 제공

“더러운 꼴 안 보고 깔끔하게 죽고 싶다.” 

의료인류학자 송병기(38)씨가 한국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죽음에 관해 이런 소망을 말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모로코, 일본의 요양 시설에서 현장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한국인의 소망에서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하기 어려운” 한국 사회의 생애 말기 돌봄 현실을 간파했다. 한국인 대다수가 병이나 노화로 취약해졌을 때 적절한 돌봄이 어렵다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고, 이에 대한 불안을 넘은 공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죽기까지 사람으로 대우받기 원하는 이 소망에 대한 응답으로 그는 호스피스를 주목한다. 

책 ‘나는 평온하게 죽고 싶습니다’는 송씨와 경기 용인의 호스피스인 동백 성루카병원의 진료과장인 김호성(43)의 대담집이다. 2022~2023년 동백 성루카병원에서 만나 나눈 대화 녹취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식사를 할 수 없는 환자에게 콧줄로 영양을 공급해야 하는지’, ‘여든이 넘은 환자에게 수술을 해야 하는지’ 등 죽음이 임박한 환자가 머무는 의료현장의 고민과 성찰이 촘촘하게 담겼다. 또 현장에만 머물지 않고 이와 교차하는 한국의 의료와 사회문화를 조명한다.

‘나는 평온하게 죽고 싶습니다’의 저자인 김호성(왼쪽) 경기 용인 ‘동백 성루카병원’ 진료과장과 의료인류학자 송병기. 프시케의숲 제공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수개월 내 사망이 예측되는 환자와 가족에게 돌봄과 의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건강보험이 2015년부터 입원형 호스피스에 적용되면서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다. 환자가 병원에 머무는 기간은 평균 한 달 남짓.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한 팀으로 움직여 환자의 평온한 죽음을 돕는다. 핵심은 ‘치료에 실패한 결과’ 또는 ‘무가치한 것’으로 취급돼 온 생의 끝자락을 인생의 한 부분으로 이어주는 것이다. 환자들은 커피를 마시고 벚꽃 구경을 가고 생일 축하 파티를 연다. 병실에서 간이로 열리는 자식의 결혼식을 지켜보기도 한다. 

호스피스란 결국 사회가 외면하는 인간의 생애 말기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는 의료 실천이다. 우리가 생의 끝자락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근본적 이유는 “(이에 관심 없는 사회란) 아픔은 개인의 운명으로 쪼그라들고, 치료의 대상이 되고,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일로 취급”되는 “‘취약함’이 치명적인 약점이 되는 곳”이라서다. 한국에서 안락사, 즉 의사조력자살이 이슈화되고 있는 맥락도 따져봐야 한다.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에서는 의사조력자살 논의의 시발점이 개인의 자기결정권보다는 열악한 돌봄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책은 호스피스 이용률(호스피스 대상 질환 사망자 수 대비 이용자)이 21%(2021년 기준)인 현실을 지적하며 “삶의 마지막 모습을 디자인”하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나는 평온하게 죽고 싶습니다·송병기, 김호성 지음·프시케의숲 발행·408쪽·프시케의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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