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없는 노인 대상 ‘상대 악력’ 측정
BMI 고려해 근력과 대사질환 관계 분석
65세 이상 고령자는 손으로 쥐는 힘을 뜻하는 악력이 약할수록 당뇨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손여주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006~2020년 한국 고령화 연구 패널 조사 자료를 활용해 65세 이상 노인 중 당뇨병이 없는 참가자들에게서 반복 측정한 데이터 2만 2016건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상대 악력과 당뇨병 발생률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상대 악력은 몸무게(㎏)를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와 근력을 함께 고려한 지표다. 절대 악력을 BMI로 나눠 구한다.
연구 결과 상대 악력이 높은 그룹일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악력을 총 3분위로 나눴을 때 남성의 경우 상대 악력이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중위수준 그룹의 당뇨병 발병 위험은 0.87배, 가장 높은 그룹은 0.82배로 감소했다. 여성 노인 역시 상대 악력이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중위 수준 그룹의 당뇨병 발병 위험은 0.82배, 가장 높은 그룹은 0.79배 감소해 유사한 경향성을 나타냈다. 노년기에 근력을 키울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번 연구는 절대 악력에 집중했던 기존 선행 연구들과 달리 BMI를 고려한 상대 악력을 사용해 더 정확한 근력과 대사질환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는 점이 차별성을 띤다. 그 결과 근력 강화 운동, 특히 저항성 운동을 통해 근력을 개선하면서 BMI를 감소시키려는 노력이 노인의 당뇨병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손 교수는 “고령층에서 근력 평가 및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한 연구”라며 “특히 상대 악력을 고려한 새로운 분석 방식이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대 악력과 당뇨병의 관련성을 조사함으로써 의료진을 포함한 건강 관리 전문가들이 노인 대상으로 개별화된 치료 계획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노인 인구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상대 악력 뿐 아니라 근육량, 신체 활동 수준, 식이요법 등 다양한 요인이 당뇨병 및 심뇌혈관질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손여주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