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이 지난해 10월 추정치보다 0.7%포인트 낮은 2.6%를 기록할 것이라고 10일 전망했다.
WTO는 이날 ‘세계 무역전망과 통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돼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실질 소득이 다시 증가하며 공산품 소비가 촉진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그러면서 연초 신규 수출 주문 지수가 상승하는 등 수출 경기 회복 신호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세계 무역 회복을 향해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도 “지정학적 분쟁과 세계무역의 분절화(fragmentation)와 같은 위험을 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무역량은 1.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WTO는 지난해 10월에는 오히려 0.8% 성장을 예상한 바 있다.
랄프 오사 WT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유럽의 상품 수입량이 예상보다 감소한 탓”이라며 “높은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20개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분기와 비교할 때 제로에 그친 가운데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은 마이너스(-) 0.3%를 기록했다.
WTO는 지난해 무역에 악영향을 줬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올해부터 세계 무역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지정학적 긴장, 경제정책 불확실성 등 하방 리스크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과, 이와 관련한 홍해에서의 예멘 반군 공격, 수에즈 운하 중단 등이 세계 무역 반등의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WTO는 또한 오는 11월 미국 대선 등 올해 전 세계에서 무역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십 개의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도 불확실성의 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