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이라 했다. 무엇이든 도가 지나치면 해가 된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2024년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는 바로 이 오래된 진리를 다시 한번 증명해주고 있다. 고상한 이상보다 당장의 생존이 먼저라는 미국 시민들의 준엄한 선택이 이를 보여준다.
“나는 오늘 장을 보러 가기가 두렵다”
슈퍼마켓에서 마주하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는 더 이상 뉴스 속 숫자가 아닌 현실이 되었다. 달걀 한 판, 우유 한 갤런의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올랐다. 주유소의 기름값은 말할 것도 없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모든 것의 가격이 오르니,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어디에?”
직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심각하다. AI와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위협, 급변하는 산업 구조 속에서 평생직장이란 이제 박물관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30년을 한 직장에서 일하고 안정된 연금을 받으며 살던 ‘미국의 꿈’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은 어떠한가? 세계 평화를 논하고, 기후 변화를 걱정하고, 불법 이민자 보호에 앞장선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중요한 가치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장 내일의 공과금을 걱정해야 하는 시민들에게, 지구 반대편의 문제는 사치스러운 고민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치안 불안과 범죄 증가, 마약 문제는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한때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동네에서도 이제는 밤길 걷기가 두려워졌다. 이런 현안은 뒷전인 채, 정치적 올바름만을 강조하는 모습에 시민들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 안정된 일자리
- 감당할 수 있는 물가
- 안전한 거리
-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희망
- 예측 가능한 경제 생활
때로는 거칠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을 하더라도, 우리의 고민을 직설적으로 말해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완벽한 정치인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의 일상적 고민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못살겠다, 바꾸자!”
이것이 바로 현재 미국 시민들의 목소리다. 이상보다는 현실을, 글로벌 의제보다는 국내 문제 해결을 바라는 절실한 외침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거리에서 뛰어놀고, 열심히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으며,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를 원한다.
정치적 수사나 이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삶이다.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리는 더 이상 말로만 하는 약속이 아닌, 우리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변화를 원한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이 말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