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세계뇌졸중의 날… 지난해 국내 환자 65만 명
한쪽 팔다리 마비, 감각 둔해지면 즉시 병원 찾아야
세계적으로 볼 때 10초에 한 명씩 이 병으로 사망한다. 국내에선 지난해 약 65만 명이 이 병을 앓았다. 2020년(약 60만 명)과 비교해 환자 수가 7% 이상 늘었고, 급격한 고령화로 향후에도 환자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은 이 병은 뇌졸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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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동맥과 경동맥이 막히거나 터져 뇌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뇌졸중 발생 시 분당 190만 개, 시간당 1억2,000만 개의 신경세포가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호걸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이 뇌졸중 원인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며 “서구화한 식습관, 당뇨병, 비만 증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뇌졸중은 증상이 나타난 후 얼마나 신속하게 치료했는지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뇌졸중 치료는 혈관이 막혔을 경우 혈전 용해제를 투여하거나 시술도구로 직접 혈전을 제거하는 방법이 쓰이는데, 이 같은 치료법은 증상 발발 이후 4~5시간 안에 진행돼야 효과가 크다. 우 교수는 “발병 후 1시간 30분 안에 혈전 용해제를 투여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장애가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3배 안팎 높다”고 말했다.
병원을 빨리 찾는 것 못지않게 뇌졸중 전조증상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몸의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것이 뇌졸중 전조증상 중 하나다. 갑자기 말하기 어렵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힘들어지는 언어장애와 눈의 한쪽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시야장애, 어지럼증도 전조증상으로 볼 수 있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일상에서 뇌졸중을 조기에 감별하기 위해 만든 식별법도 참고할 만하다. △이~ 하고 웃을 수 있는지 △두 손을 앞으로 뻗을 수 있는지 △발음이 명확한지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지를 확인해 한 가지 항목이라도 이상하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은 “뇌졸중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인 동맥경화성 뇌경색은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하지만 뇌졸중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별다른 신호가 없어 안 좋은 생활습관으로 혈관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골든타임 내 치료를 받더라도 반신 마비와 언어 장애, 심각한 경우엔 의식 장애 등 되돌리기 힘든 후유증을 앓게 될 수도 있다”며 “일상생활에서부터 혈관건강을 챙기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가급적이면 싱겁고 담백한 식사를 하는 게 좋고,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주 3회 30분씩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담배는 끊는 게 뇌졸중 예방에 바람직하다. 만성질환 환자라면 평소에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잘 살펴야 한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