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은 차에서 잠자는데…” vs “재산권 침해”
캘리포니아주 사우스 레이크 타호에서 빈집세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이번 주 화요일 주민투표를 앞두고 있는 ‘법안 N’은 1년 중 182일 이상 비어있는 주택에 연간 3,000달러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22년 미국 지역사회조사에 따르면, 이 산악 휴양도시의 전체 주택 중 44%인 약 7,000채가 빈집으로 나타났다. 법안 지지자들은 이러한 별장들이 지역 주택난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수문학자이자 스노보드 강사로 일하는 켈리 베셈은 “주 50시간 이상 일하면서도 차에서 생활해야 한다”며 “모든 걸 제대로 했는데도 겨우 살아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2018년부터 이 지역에 파트타임으로 거주해온 낸시 던은 “이는 불공평하고 비미국적”이라며 “자신의 재산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미국의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전례 없는 규모의 찬반 대립
이번 주민투표는 유권자가 12,000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부동산협회와 전미 부동산협회가 법안 반대를 위해 100만 달러를 투입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이 지역의 중간 가구소득은 68,000달러로 캘리포니아 주 평균(95,000달러)보다 낮은 반면, 주택 중간 거래가격은 9월 기준 75만 달러를 기록했다. 5년 전 42.7만 달러에서 크게 상승했다.
세계적 추세로 자리잡는 빈집세
빈집세는 미국에서는 아직 드문 제도지만, 하와이 호놀룰루와 콜로라도의 스키 타운들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캐나다 밴쿠버는 2017년부터 빈집세를 도입해 지금까지 1억 4,200만 달러의 재원을 마련했다.
UCLA 랜달 루이스 주택계획의 셰인 필립스는 “타호 호수와 같은 작은 도시에서는 빈집세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다수의 집을 보유하고 비워두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