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크랜셔 주택가 8가·베렌도 차량 안서 남녀 2명 잇달아 피살

“연인 쐈다” 범인 체포

LA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하루 동안 2명이 처형식으로 총격 피살되는 연쇄 살해사건이 벌어져 치안 불안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타운을 더욱 뒤숭숭하게 하고 있다.

대낮에 올림픽과 크랜셔 인근 한인 거주자들이 밀집해 있는 주택가에서 무차별 총격사건이 발생해 남성 1명이 길거리에서 쓰러져 사망하는가 하면, 약 6시간 후에는 첫 번째 총격 현장에서 2마일 정도 떨어진 한인타운 한복판 8가와 베렌도에서도 여성 1명이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2건의 사건에 모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흑인 남성 용의자는 경찰서를 찾아 자수한 뒤 체포돼 살인혐의로 기소됐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4시30분께 LA 한인타운 인근 미드윌셔 지역 900블럭 빅토리아 애비뉴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43세의 히스패닉 남성을 발견했지만 이 피해자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짙은 파란색 세단을 운전하는 용의자가 전기바이크를 탄 남성을 뒤쫓아 오다 차량을 이용해 고의로 들이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차에서 내린 용의자는 쓰러진 피해자에게 다가가 처형식으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한 뒤 도주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대형 싱글 하우스들이 자리한 주택가로, 사건 현장 주변에는 한인 가정 3~4세대가 밀집해 있으며, 인근에는 더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사건 발생 현장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60대 한인 이모씨는 “경찰이 출동하는 소리에 밖에 나가 상황을 확인했다”며 “사건 현장 바로 맞은편에 사는 한인 이웃들은 총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어 “LA 한인타운 중심과 가깝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인데, 이제는 LA 그 어디에도 안전지대가 없는 것 같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날 밤 10시30분께는 한인타운 8가와 베렌도 스트릿에서 두 번째 총격사건이 보고됐다. 경찰은 주차돼 있는 차량 조수석에서 가슴에 여러 발의 총상을 입은 38세의 히스패닉 여성을 발견했다.

한편 경찰은 두 사건의 용의자인 마빈 마가나(50)가 범행 이후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마가나는 두 번째 사건 직후 77가 경찰서를 방문해 자신의 연인에게 총을 쐈다고 자백했다. 이후 경찰 조사를 통해 마가나가 2건의 살인에 모두 연루된 것이 드러나 300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채 수감됐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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