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한국시간 기준) 일제히 자세를 낮추면서 각각 ‘거야 견제’와 ‘정권 심판’을 위한 한 표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집중 유세를 벌이면서 국정 안정과 야당 견제를 위한 투표를 촉구했다. ‘개헌저지선(100석) 위기론’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한편 부동층 표심을 겨냥한 읍소 전략까지 병행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줄곧 접전지로 분류돼 온 서울 ‘한강벨트’와 야당 강세 지역인 도봉, 강동, 양천, 서대문 지역을 돌았다.
한 위원장은 오전 언론에 배포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어려웠던 선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어렵다”며 “딱 한 표가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야당이) 200석을 얻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그런데도 저희의 부족함 때문에 이들을 막기 벅차다”며 거야(巨野) 경계 심리를 자극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아울러 주요 격전지에서 표심이 막판에 상승 반전하고 있다는 자체 분석을 연일 부각하고 있다.
홍석준 선대위 상황실 부실장은 BBS 라디오에서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을 언급하며 “그런 지역들이 꽤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도 CBS 라디오에서 “저점을 찍고 이제는 상승하는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의 막판 표심이 격전지 승패를 가른다는 판단에 따라 투표 독려와 읍소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선대위 관계자는 “비관적 전망만 강조했다가는 투표를 포기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역시 박빙지의 승패가 총선 전체의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판단 아래, 정권 심판론으로 이들 지역을 파고드는 데 주력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대장동 관련 재판에 출석하면서 “총 7곳의 초박빙 접전지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만들어졌다”며 “꼭 투표해 정권 실패를 심판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강원 강릉,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충남 서산·태안, 공주·부여·청양, 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포천·가평, 경남 진주갑 등 ‘7대 초접전지’를 거명하며 “손 닿는 모든 연고자를 찾아 투표해달라고 독려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과반 의석’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병도 전략본부장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151석을 목표로 순항하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여러 지표와 분위기들이 감지된다”고 했으며, 일부 선거구에서 ‘골든크로스’가 나타나고 있다는 여당 주장엔 “저희들 분석에선 어느 곳에서도 골든크로스가 나타나는 것을 감지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다만, 막판 중도·부동층 표심의 이반을 차단하기 위해 ‘겸손’을 강조하고 있다.
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여당의 ‘범야권 200석 저지’ 주장에 “(여당의) 지나친 엄살”이라며 “(200석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후보들에게 보낸 유세 지침에서 “마지막까지 절박하고, 간절하고, 겸손하게 최선을 다해달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과 설화는 마지막까지 절대 경계해달라”고 당부했다.
녹색정의당은 기존 의석수(6석) 유지와 지지율 회복을 목표로 제시했고, 새로운미래는 의석 목표로 “벅차지만 10석”(이낙연 공동대표)이라고 밝히며 지지를 호소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후보가 출마한 경기 화성정 승리에 기대감을 표하며 “3석, 5석, 몇석으로 시작해도 이 불꽃을 소중하게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BBS 라디오에 나와 “목표 의석은 ’10석+α'”라면서 “더 중요한 것은 비례가 46석인데 그중 3분의 2인 31석 이상을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는 정당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