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사주의 중립 요구와 편집권 독립을 주장하는 편집국 간의 갈등으로 핵심 간부들이 잇따라 사퇴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로버트 그린과 카린 클라인 편집위원이 25일(현지시간) 사퇴를 선언했다. 이는 하루 전 마리엘 가르자 편집장이 사퇴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이들의 사퇴는 패트릭 순-시옹 사주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표명을 중단시킨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해석된다.
퓰리처상 수상 경력이 있는 그린 편집위원은 그동안 가뭄, 형사 사법 개혁, 치안, 정신 건강 등 주요 사회 현안을 다뤄왔으며, 클라인 편집위원은 교육, 환경, 식품, 과학 분야를 전담해왔다.
가르자 전 편집장은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위험한 시기에 정직한 사람들은 일어서야 한다. 이것이 내가 일어서는 방식”이라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순-시옹 사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 후보의 정책에 대한 사실적 분석을 제시하고 독자들이 판단하게 하자”고 제안했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전통적으로 LA타임스가 견지해온 진보적 논조와 배치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사태로 1,700명 이상의 구독자가 ‘편집 방향’을 이유로 구독 취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LA타임스 노조는 “구독료가 수백 명 기자들의 급여를 지원한다”며 구독 유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언론의 편집권 독립과 경영진의 경영권 행사 사이의 첨예한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로, 미국 언론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