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 청소 비용 보상…교량 재건·유가족 피해 소송 등은 별도
지난 3월 볼티모어 항구의 대형 교량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부딪혀 붕괴를 초래한 싱가포르 선박의 선주 및 운영 업체가 미 법무부에 1억2백만 달러(약 1천400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법무부가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AP 통신에 따르면 사고를 일으킨 대형 컨테이너 선박 ‘달리’를 소유하고 운영한 싱가포르 법인 ‘그레이스 오션’과 ‘시너지 마린’은 미 법무부가 교량 붕괴 후 잔해 청소 등에 든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제기한 소송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앞서 지난 달 법무부는 두 회사를 상대로 교량 붕괴 사고 대응 및 잔해 정리로 발생한 비용 1억달러 이상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당시 법무부는 두 회사가 ‘달리’ 호의 과도한 진동 문제가 선박 변압기를 고장 내 정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해결하지 않고 임시방편으로 배를 운항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이번 합의가 “(교량이 무너진) 포트 맥헨리 해협을 청소하기 위한 연방 정부의 노력에 든 비용은 미국의 납세자들이 아닌 그레이스 오션과 시너지가 부담한다는 것을 확실히 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번에 합의한 금액에는 무너진 교량의 재건 비용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교량 재건에는 약 20억 달러(약 2조7천600억원)가 들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다리의 건설 및 운영 주체인 메릴랜드주 정부가 별도로 두 회사에 청구한 상태다.
메릴랜드주는 2028년 가을 완공을 목표로 교량 재건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3월 26일 새벽 볼티모어항을 떠나던 선박 달리가 동력 통제를 잃고 교각에 충돌하면서 2.6㎞ 길이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6명이 숨졌다.
볼티모어항은 한동안 폐쇄돼 물류 통행이 마비되며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볼티모어항은 사고 11주 만인 지난 6월에야 운영이 정상화됐다.
이 사고와 관련해 사망자 유가족 측을 비롯해 항구 폐쇄로 손해를 입은 사업체와 지자체 등도 별도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