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 “기후변화 대응 위한 바이든 행정명령 최소 6개 폐지 추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대해 ‘녹색 사기’라고 비판하는 가운데 미국 석유·가스 업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시에 대비해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뒤집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 보도했다.
30여개의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들로 구성된 미국 탐사·생산협회(AXPC)는 지난 4월과 8월 이사회 회의에서 배포한 문서에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바이든 정부의 행정 명령 가운데 최소 6개 이상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AXPC는 우선 메탄가스 배출에 대한 새로운 수수료 부과를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AXPC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2021~2023년 일부 기업의 경우 메탄 배출량이 두 배로 늘어났다. 그 결과 지난해 회원사 전체의 대기 중 메탄 배출 규모는 2022년보다 20%가 증가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석유 및 가스 회사들에 기후 관련 재무 리스크를 공개할 것을 요구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도 AXPC의 목표물이다. AXPC는 바이든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른 공개를 강제하기 위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칙과도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AXPC는 또 차기 정부에서 화석연료 생산을 촉진하고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출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건설 관련 연방 정부의 금지 조치를 해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연방 정부 소유 토지에 대해서는 시추보다는 경관 및 서식지 보호에 우선 순위를 두는 공공토지 규칙을 폐지하는 것도 포함된다.
AXPC의 이런 계획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자신의 플로리다 자택에서 연만찬에서 에너지 전환 계획을 되돌리고 연방 규제를 철회하겠다고 약속한 이후에 작성됐다. 당시 만찬에는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 등을 비롯해 AXPC 회원사 일부가 참석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규제 폐기를 약속하며 자신의 재선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의 선거자금을 요청했다고 일부 미국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석유회사들이 작년 바이든 행정부 로비에 4억달러를 썼는데도 부담스러운 환경규제가 계속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자 “여러분은 충분히 부유하지 않느냐. 여러분은 나를 백악관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10억달러를 모금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만찬 이후에 실제 몇 달간 석유업계 경영진에게 전화를 반복적으로 전화를 했으며 업계의 민원을 청취한 뒤 선거자금을 모았다고 한 업계 임원이 WP에 전했다.
내달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등 선거운동을 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를 ‘그린 뉴딜’이 아니라 ‘그린 뉴 스캠'(green new scam·녹색사기)이라면서 비판하고 있다.
그는 특히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개발 제한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면서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슬로건으로 석유 시추(drill) 등 에너지 개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수차 밝힌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