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필리핀이 오는 11일 3국 정상회담을 열고 남중국해 대중(對中) 공조 강화 등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은 3국의 만남이 ‘배타적인 진영 대립’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일본과 필리핀 정상이 이번 주 미국에서 3국 정상회의를 열고 국방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은 3국의 끊임없이 깊어지는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마오 대변인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떠한 국가가 어떠한 협력을 전개하든 모두 지역의 평화·안정에 이로워야 한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배타적인 좁은 울타리(小圈子)를 규합하는 것에 반대하고, 이 지역에서 진영 대립을 조장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일본·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남중국해에서 연합 해상 훈련을 실시하는 등 공동 행보를 강화해왔다.
이런 가운데 11일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첫 3국 정상회담에서는 남중국해 해군 공동 순찰 등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 중국 견제를 위한 일련의 합의 사항이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들 3국은 지난 7일 호주까지 참여한 가운데 남중국해에서 해·공군 합동 훈련에 나서는 등 이미 ‘실력 행사’에 나섰고, 중국은 당일 남부전구 해·공군 병력을 동원한 무력시위로 맞대응하기도 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일본의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의 안보 동맹) 가입을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우려의 뜻을 나타내면서 일본을 향해선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마오 대변인은 “미국·영국·호주는 핵확산 리스크에 대한 지역 국가와 국제 사회의 보편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3자 안보 파트너십의 구성원을 확대한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내보내고, 일부 국가 가입을 유도해 아시아·태평양의 군비 경쟁을 가속하며, 지역의 평화·안정을 파괴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관련 국가들이 배타적인 좁은 울타리를 치는 것에 반대한다”며 “일본은 특히 역사의 교훈을 깊이 체득해 군사 안보 영역에서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중국과의 대화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우리는 긴장 완화를 위한 모든 것을 시도하고 있다”며 “여전히 장관급, 차관급 대화 등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황이 더 악화해 충돌과 물대포 사용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국 지도부와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