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뒷얘기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안대 심사’에 당황한 건 백종원·안성재 두 심사위원뿐만이 아니었다. 요리사들은 혼비백산이었다. 준비한 음식을 접시에 어떻게 담을지에 대한 구상이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요리사 ‘승우아빠'(본명 목진화)는 “일대일 경연 당일 요리 시작 10여 분 전에 제작진이 ‘오늘은 블라인드 심사입니다’라 공지했다”며 “‘요리 과정이나 시각적인 것도 당연히 심사요소겠지’라고 생각하고 다들 조리 시간을 초 단위로 맞춰 준비했는데 도저히 그 짧은 시간에 새 요리로 바꿀 수가 없어 ‘멘붕'(멘털 붕괴) 온 요리사들이 절반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경연 과정은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출연한 요리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일대일 경연에서 만들어진 음식들은 ‘시식 금지’ 명령이 떨어졌다. 흑·백 요리사 혼합 팀전이 벌어진 레스토랑 미션에선 셰프들이 경연장 인근 마트에서 식재료 등을 직접 구했는데 포장이 조금이라도 뜯긴 재료는 사용이 금지됐다. 외부에서 가미를 하는 등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경연은 ‘극기훈련’이 따로 없었다. 레스토랑 미션이 끝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6시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경연에 참여한 에드워드 리는 “사탕을 먹으며 잠을 쫓았다”며 “서서 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번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유명 셰프들 섭외 과정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안유성 요리 명장은 “3, 4개월 동안 제작진의 출연 제의를 완강히 거절했다”며 “‘(‘백수저’ 팀에) 호남 출신 셰프가 한 명도 없다’는 말을 듣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계급을 떠나 존중의 경연으로 주목받은 ‘흑백요리사’는 후반 팀전에서 ‘요리사 방출’ 규정을 둬 “불화를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학민 PD는 “다양한 경쟁의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흑백요리사’ 최종 우승자는 이달 8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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