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이민국 새 규정 리저널센터 사기·취소시 투자처 변경 허용키로

‘영주권 신청자격 유지’

리저널센터가 추진하는 프로그램 허가 취소 등의 이유로 영주권 신청에 어려움에 처한 EB-5 이민비자 신청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연방 당국의 노력이 가시화된다. 연방 이민서비국(USCIS)은 EB-5 이민비자 신청자들이 리저널센터와 관련된 문제로 영주권 신청 절차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새로운 보호 규정을 지난 1일 발표했다.

새 규정은 리저널센터의 사기 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투자자들의 영주권 신청 자격을 유지시키기 위해 다른 리저널센터로 투자처를 변경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영주권 신청을 다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 규정은 또한 리저널센터의 윤리적 기준 준수 내용을 강화했으며, 투자자들이 의도적으로 사기행위에 가담했을 경우 보호받을 수 없다는 내용을 명확히 했다.

한국인들에게 ‘투자이민’으로 잘 알려진 EB-5는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다. EB-5 투자이민 비자는 매년 1만개 쿼터 내에서 각 국가별로 해당 쿼터의 7% 선에서 발급되는데, 한국인의 경우 한해 최대 700명까지 투자이민을 통해 영주권을 발급 받을 수 있다.

지난해 현재 투자이민 청원(I-526)을 접수한 한국인은 1,500여명으로 전세계에서 4번째로 많으며, 투자이민으로 영주권을 받은 한국인들은 한해 25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EB-5 이민비자를 신청하려면 고용 촉진지역(TEA)의 경우 최소 80만달러, TEA 이외의 지역에선 105만달러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요구된다.

EB-5 투자이민 과정에서 최대 난제는 10명의 정규직 고용창출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연방 당국의 인가를 받아 투자 이민자를 유치하는 리저널센터를 통한 간접고용이 인정되는 이유다. EB-5 투자자들은 리저널센터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유한책임 파트너로 참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투자사기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지난 1997년 허가를 받는 버몬트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은 유일하게 주정부가 설립한 프로그램으로 투자 이민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지만 운영자들이 2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유용하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재정적 손실은 물론 영주권 신청이 어려워지는 등의 피해를 입기도 했다.

<미주 한국일보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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