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20년 대선 뒤집기시도 기소 특검, 법원서류에 대화 적시
“트럼프 대선뒤집기 시도는 사적행위…권좌 지키려고 범죄에 의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자신이 패배한 대선 결과에 불복했을 때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 일부가 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잭 스미스 특검팀은 이날 공개된 165쪽 규모의 법원 제출 서류에 2020년 11월 3일 치러진 대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펜스 전 부통령이 대선 결과 승복 문제를 두고 나눈 일부 대화를 적시했다.
이에 따르면 그해 11월12일 오찬 때 펜스 당시 부통령은 패배 승복 선언을 거부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체면을 살리는 옵션”으로 “승복하지 말고 (대선 관련) 절차가 끝났다는 점을 인정하라”고 조언했다.
또 그로부터 수일 후 또 다른 개인적 오찬 때 펜스는 트럼프에게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고 2024년에 다시 출마하라고 제안했지만 트럼프는 “모르겠다. 2024년은 너무 멀다(too far off)”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법원 제출 서류에서 특검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는 형사상 면책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특검팀은 “피고인(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된 (대선 뒤집기 시도 관련) 행위 기간 현직 대통령이었지만 그의 계략은 근본적으로 사적인 것이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어 “사적인 공모자 그룹과 공조하며, 피고인이 투표 결과를 취합하고 집계하는 정부의 기능을 사기와 속임수를 통해 교란하는 복수의 범죄 수단을 추구했을 때 그는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후보’로서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또 특검팀은 “피고인이 2020년 대선에서 패했을 때 그는 권좌에 계속 남아있기 위해 범죄에 의지했다”고 지적하면서 그 ‘범죄’에는 트럼프가 2021년 1월6일 펜스 당시 부통령에게 ‘대선 선거인단 투표 집계 결과 인증을 거부하라’며 설득을 시도한 것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특검팀의 이번 법원 제출 서류는 연방 대법원이 지난 7월 1일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에 대해 폭넓은 형사상 면책 특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한 데 대한 대응이다.
대선 뒤집기 시도, 기밀자료 유출 및 보관 등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특검팀은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기소한 혐의 내용 중 ‘공적 행위’와 ‘사적 행위’를 구분해 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기소를 취소해야 할 상황이 됐다.
특검팀의 이번 대응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스 전 부통령 압박 혐의에도 면책 특권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판단에 정면으로 맞선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