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사전투표율이 30%를 넘겨 역대 총선 최고치인 31.28%를 기록하며 6일(한국시간) 종료된 것을 두고 여야는 사전투표 열기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아전인수’ 식의 해석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사전투표 참여 독려에 지지자들이 화답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사전투표 참여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보수층의 적극적인 참여가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높은 사전투표율은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통념이 이번에는 깨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남 유세에서 “어제오늘 사전투표율이 올라갔는데 왜 올랐겠는가”라며 “우리가 얼마나 범죄자에 대해 화가 났는지 보여주기 위해 여러분이 사전투표장에 나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통적으로 사전투표를 많이 하는 세대가 젊은 층인데, 최근 조국혁신당 지지율 등을 보면 20∼30대가 꼭 진보 진영을 지지한다고 보기 어렵지 않느냐”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보수 진영에 꼭 불리하지는 않다는 국민의힘의 이 같은 시각과 일맥상통한 분석을 내놨다.

신 교수는 통화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해 “사전투표라는 제도에 유권자들이 익숙해진 결과”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 견제론’을 지지하는 응답자 수가 ‘정권 안정론’을 지지하는 응답자 수를 근소하게 앞섰다”며 “과거에는 ‘분노 투표’의 결과로 투표율이 높았는데, 이 정도 차이를 분노 투표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바라는 민심이 사전투표율에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이태원 참사 대응 부실 책임 등 민주당이 ‘정권 심판론’으로 부각해 온 이슈에다 고물가 등 민생 이슈까지 주목받은 결과라는 것이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역대 총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폭정을 향해 위대한 국민께서 투표로 주권자의 힘을 보여주셨다”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정권 심판’ 여론을 최대한 표로 연결하기 위해 총선 당일 선거일까지 지속해서 투표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전남(41.19%), 전북(38.46%), 광주(38.00%) 등 호남이 사전투표율 1∼3위를 보인 것을 비롯해 서울(32.63%)의 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고 보수 텃밭인 대구(25.60%)가 최저 투표율을 보인 것에 주목했다.

유 교수는 통화에서 “호남과 서울의 투표율이 높고 대구가 낮은 것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 작용했다는 것 외에는 해석이 안 된다”며 “30∼40대 직장인의 투표율이 높았던 모습도 이를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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