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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따라가 엘리베이터에서 마구잡이 폭행
“신고해도 상관없다”…피해자 전치 2주 부상
검찰, 살인미수·특수주거침입 혐의 구속기소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본 40대 여성을 야구방망이로 마구 폭행한 20대 남성이 구속기소됐다.
지난 12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 정영주)는 살인미수 및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2시 30분쯤 경기 파주시 야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 B씨와 같은 엘리베이터를 탄 뒤 가방에 있던 야구방망이를 꺼내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장을 보고 돌아오는 B씨를 발견하고 아파트까지 300~400m를 뒤따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JTBC ‘사건반장’에서 공개된 사건 당일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A씨는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자마자 가방에서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를 꺼내 B씨에게 마구 휘둘렀다.
B씨가 야구방망이를 움켜쥐자 A씨는 “힘 XX 세네”라고 욕설을 한 뒤 주먹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폭행은 엘리베이터가 4층에서 멈출 때까지 계속됐다. 그는 피해자에게 “신고해도 상관없고 잡혀 들어가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후 B씨가 경찰에 신고를 한 뒤에도 가해자는 도망가지 않고 다른 집을 쳐다보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B씨는 이날 폭행으로 머리와 팔 등을 다쳐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피해자는 “너무 갑작스러워서 나 이대로 죽는구나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여기서 기절해버리면 남편도, 아들도 못 보고 죽는다는 생각이 들어 본능적으로 폭행을 막았다”고 전했다.
“나는 사회 적응 못하는데” 불만 품어
수사 결과 A씨는 자신은 사회에 잘 적응을 못하는데, 여성들은 사회생활을 쉽게 한다는 생각에 불만을 가지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의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상동기 범죄’는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총 53건이 발생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상해(30건)와 폭행(12건)이 가장 많았고, 살인미수(6건)와 살인(5건)도 11건에 달했다. 대부분 길거리 등 공개된 장소(41건)에서 벌어졌고, 오후 12~18시 발생이 18건으로, 밤 시간대(오후 8시~오전 4시) 17건보다 많았다.
A씨가 여성을 향한 불만을 범행 동기로 진술해 혐오 범죄로도 볼 수 있지만, 법·제도적으로 여성혐오 범죄는 유형화되지 않았다. 따로 파악된 통계도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