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로 시작, 100분 혈투 후 인사도 안했다

Republican presidential nominee, former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Democratic presidential nominee, U.S. Vice President Kamala Harris shake hands as they attend a presidential debate hosted by ABC in Philadelphia, Pennsylvania, U.S., September 10, 2024 REUTERS/Brian Snyder

해리스, 트럼프의 “마르크스주의자” 공격에도 ‘웃음’…미래에 무게 두고 차별화

트럼프 발언 중 해리스 끼어들자 “내가 말하는 중”…해리스 옛 발언으로 ‘반격’

바이든 “상대도 안됐다”…진행자, 트럼프 일부 발언에 실시간 팩트체크도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격돌한 10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후보 TV 토론은 지난 6월말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달랐다.

이번 토론이 첫 토론이자 마지막 토론이 될 수 있어서 이번에 밀릴 경우 만회할 기회가 없다는 점을 인식한 듯 두 후보는 당초 예정됐던 90분을 조금 넘기며 100분가량 진행된 토론에서 한 치의 양보없이 치고받으면서 말 그대로 혈투에 가까운 공방을 벌였다.

특히 대선 후보 토론 ‘신인’인 해리스 부통령은 3번째 대선을 치르는 ‘TV 토론 베테랑’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세에 밀리거나 당황하는 모습 없이 토론 내내 미소 등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여유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해리스 부통령의 자극적인 공세에 휘말려 흥분하거나 냉정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듯 침착하게 토론을 시작했다. 하지만 토론이 진행될수록 언성을 높이거나 흥분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TV 토론은 양 후보가 등장한 첫 장면부터 지난 6월말 토론과 달랐다.

사회자의 소개로 토론장에 등장한 해리스 부통령은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다가가 “카멀라 해리스”라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악수를 청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도 손을 내밀며 호응했다.

미 대선 TV 토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가 악수한 것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했던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은 물론 지난 6월 토론 때도 악수도 없이 공방에 들어갔다.

첫 토론 주제 질문은 다소 딱딱할 수 있는 경제 문제로 시작했으나 처음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지난 6월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활력 없는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준비된 답변을 빠른 속도로 쏟아내며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 질문에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답변을 시작했고,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그녀는 마르크스주의자(Marxist)”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6월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에서 두 후보가 내내 상대에 향한 강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고 서로 강공으로 일관했던 것과 달리 이날 토론 초반부에서 두 후보는 상대에 대한 원색적인 비방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날선 공방 속에 여러 차례 거친 발언이 튀어나왔다.

자신의 발언 순서가 아닐 때 해리스 부통령은 발언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라봤고, 때로는 공격성 발언에 실소를 터뜨리거나 고개를 가로젓는 식으로 반응했다.

미 대선 핵심 이슈인 낙태권 문제, 이민자 문제 등으로 토론 주제가 넘어가면서 토론 분위기는 전투적으로 변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현장에 가보면 사람들이 지쳐 일찍 떠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비꼬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굳어진 표정으로 해리스 측은 돈을 주고 버스로 군중을 동원한다고 반격하기도 했다.

토론 중반 해리스 부통령이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말을 끊고 반박하려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지금 말하는 중”이라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한 뒤 “이 말이 익숙한가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내가 지금 말하는 중”이란 발언은 지난 2020년 대선 때 부통령 후보였던 해리스가 마이크 펜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토론 때 했던 발언으로, 해리스 부통령이 끼어들기를 하고 있다는 점을 그녀의 과거 발언을 이용해 되받아친 것이었다.

이날 토론에서는 환경이나 기후변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등의 문제는 별로 쟁점으로 부각하지 않았다.

두 후보는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던 중 몇 차례 할당된 시간을 넘기기도 했으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보다 더 많이 시간을 넘겨 발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관련해서 장황하게 설명하다가 사회자로부터 “트럼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우린 토론할 이슈가 많습니다”라며 발언을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이 (역사의) 페이지를 넘기자”, “미래로 가는 진로를 계획하자” 등 미래에 중점을 둔 발언을 많이 한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지난 3년반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 등 과거에 무게중심을 둔 발언을 자주 해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토론에서는 ABC 뉴스 측 진행자 데이비드 뮤어와 린지 데이비스가 중간중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팩트체크 개입을 하는 등 과거 대선 TV 토론에선 쉽게 볼 수 없었던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은 신생아를 ‘처형'(execution)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발언하자 진행자인 데이비스는 발언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곧바로 팩트체크 개입을 했고, 이 같은 팩트체크 개입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앞서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키가 작은 해리스 부통령이 높이가 더 낮은 연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100분 가량 치열한 공방을 벌인 뒤 마무리 발언을 한 뒤에는 토론 시작 때와 달리 악수도 하지 않은 채 사회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토론 이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은 오늘 밤 내가 3년 반 동안 같이 일하게 돼 자랑스러웠던 리더를 보게 됐다”라며 “(트럼프가) 상대도 안 됐다(Wasn’t even close)”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이 미국을 이끌 최고의 선택임을 증명했다”라며 “우리는 되돌아가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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