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차이, 신조어로 본 소통 지형도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일반적으로 30여년의 차이를 둔 부모님 세대와 자녀 세대 정도로
나누어 신세대와 구세대라는 구분이 명확히 있었지만,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디지털 행성에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는 약 10년 정도의 기준으로 세대를 나눕니다.

우선, 55세에서 64세를 베이비붐세대라고 할 수 있고, 그 다음으로 X세대는 39세~54세, M세대는 25세~38세,그리고 Z세대가 9세~24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Z세대 다음은 알파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좁아진 세대 간 격차에서 우리는 세대차이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SNS를
이용하는 데서 뚜렷한 사회현상이 나타납니다. 한국의 경우 10~30대는 주로 인스타그램을
이용, 40대 이후는 페이스북 등을 이용하는 특성이 있다 보니 이 안에서의 신조어들도 많이
생겨나는 등, 서로의 소통 방식이 갈라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2024년 5월 15일 발표한 <세대별 SNS 이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SNS 이용자 중 10대부터 50대 초반까지가 주요 이용층이고, 이 중 절반이 인스타그램을 주로 이용한다고 했으며, 50세 이후인 베이비붐세대(만 55~65세)는 네이버밴드 선호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주된 원인은, 스마트폰에 익숙하면서 숏폼 콘텐츠를 즐기며 짧은 시간에 빠른 정보를 얻는 걸 선호하는 세대가 더욱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이제는 스마트폰과 SNS를 사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세대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SNS로 인해 생겨난 신조어를 중심으로 세대 간의 차이가 구분되고 있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라면서 충고를 할 경우 잔소리라 생각하며 세대 차이를 주로 느끼곤 했지만, 지금 시대는 SNS의 신조어나 줄임말에 의해 세대 차이를 가장 크게 느낍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다음 제가 제시하는 신조어 7개 중에 몇 개나 알고 계신가요? 먼저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표현으로 ‘얼죽아’ 라는 말을 씁니다. 다음으로 ‘군싹’은 ‘군침이 싹 돌다’의 줄임말로서 군침이 돌 만큼 맛있거나 좋아 보이는 것을 수식할 때 쓰고, ‘억텐/찐텐’의 ‘억텐’은 ‘억지 텐션’의 줄임말로 억지로 재미있는 척하는 반응을 보일 때 쓰이고, 반대로 ‘진짜 텐션’을 뜻하는 ‘찐텐’은 실제 신이 난 진정한 반응을 뜻합니다.

다음으로 ‘국룰’은 ‘국민 룰’의 줄임말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비 오는 날에 막걸리와 부침개는 국룰!’을 뜻합니다. 또, ‘꾸안꾸’는 ‘꾸민 듯 안 꾸민 듯’ 내추럴하지만
스타일리시한 패션 센스를 뜻하고, ‘마상’은 ‘마음의 상처’를 줄인 말이며, ‘낄낄빠빠’는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자’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얼죽아, 군싹, 억텐/찐텐, 국룰, 꾸안꾸, 마상,낄낄빠빠 중에서 절반 이상을 안다면 MZ세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우리는 친구 간 부모 간 연인 간에 편지라는 것을 써봤던 시대에 살았는데, 요즘 MZ세대는 편지보다는 dm에 익숙합니다. 인스타그램의 다이렉트 메시지인 dm은 손으로 직접 쓰던 편지의 시대도 저물게 한겁니다.

이러한 현상들을 겪으며 점점 더 좁혀지는 세대 차이 격차의 속도를 따라가기가 버겁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SNS의 발달로 인해 옛날처럼 고정관념의 가치관이 아닌 수많은 다양한 가치관이 무성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초 연결 사회에서의 우리가 민주주의 나라에서 사는 이상 다양한 가치관을 막는 건 불가능하고,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소통’을 위한 노력 뿐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인정하면서 서로 소통하며 타협점을 찾아 발 빠르게 항상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나이가 어려도 충고하는 방식의 대화의 형태보다는 같은 인간이지만 서로 다를 뿐,인정하고 존중하는 의식이 우선 시 되어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내 자신이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는 것도 재미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 에게 유행하는 음악 들어보기나 SNS 맛집 찾아가기 등 직접 어린 세대들의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해 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 모두 이세상의 다양함을 받아들이고 ‘복세편살’ 했으면 합니다. ‘복세편살’은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의 준말이면서 스스로가 원하는 방식으로 즐겁게 살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말입니다.

문화콘텐츠학 박사 이지효<jihyo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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